타고난 천재성·강철 멘탈·욜로 라이프 …클로이 김의 '성공 3박자'

재미교포 2세 클로이 김, 13일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금메달…가족 사랑 등에 업은 '준비된 천재'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 입력 : 2018.02.1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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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스노보더' 한국계 미국인 클로이 김이 13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을 마친 뒤 기뻐하고 있다. /평창=김창현 기자
'천재 스노보더' 한국계 미국인 클로이 김이 13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을 마친 뒤 기뻐하고 있다. /평창=김창현 기자

즐기는 자는 이길 수 없다 했던가. 즐기며 '노력'까지 하는 클로이 김이 선보인 '무결점 비행'은 범접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13일 오전 평창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한국계 미국인 클로이 김(18ㆍ한국명 김선)이 만점에 가까운 98.25의 점수를 기록하며 부모의 나라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땄다.

3번의 시도 중 가장 높은 점수로 순위를 가리는 결승에서 마지막 주자 나선 클로이 김은 3차 시도 전에 이미 금메달을 확보했다. 나머지 선수들은 3번의 기회 동안 클로이 김의 1차 시기 점수(93.75)를 넘지 못했다. 2위를 기록한 류자위(26·중국)도 89.75에 그쳤다.

클로이 김의 세 번째 연기는 금메달 '세리머니'였다. 최고 4M의 점프, 공중회전과 착지 모두 안정적이었다. 평창에서 처음 선보인 1080도 백투백(공중 3회전 후 반대편에서 연이어 공중 3회전)도 완벽히 해냈다. 연기를 마친 뒤 클로이 김은 양손을 번쩍 들더니 감격한 듯 이내 머리를 감싸 쥐었다.

경기 직후 아버지 김종진씨는 "용띠인 딸에게 오늘은 이무기가 용이 되는 날이라고 격려했는데 결국 금 여의주를 물었다"고 했다. 이어 "아메리칸 드림!"을 외쳤다. 클로이 김의 가족은 82년에 미국으로 이민 갔다.

'스노보드 최강자' 뒤에는 아버지의 헌신적인 지원이 있었다. 4살 때 스노보드를 시작한 클로이 김이 점차 두각을 나타내자 아버지는 딸의 스위스 유학에 동행했다. 매일 딸과 함께 산악열차를 타고 스키장을 오갔다. 새벽 4시에 일어나 밤 11시에 귀가하는 생활을 2년간 했다.

클로이 김은 경기 후 "나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행복하다"며 "부모님께 영광을 돌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클로이 김의 '천재성'은 이미 예전에 증명됐다. 2015년 동계 엑스 게임에서 최연소 우승(14세)을 했고, 2016년 US 그랑프리에선 여자선수로는 사상 첫 100점 만점을 받았다. 2014년 소치올림픽은 당시 만 13세였던 까닭에 나이 제한(만 15세)에 걸려 출전하지 못했다.

'준비된 천재'가 '강철 멘탈'까지 가졌다. 클로이 김은 2차 시기에 1080도 백투백 회전을 시도하다 넘어져 40점대의 점수를 받았다. 게다가 1차 시기 점수로 이미 금메달을 확보한 상황이었다. 움츠러들 수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3차 시도는 오로지 본인의 '가치 증명'을 위해 다시 도전했고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그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펑펑 울고 싶었지만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3차 시기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면서 "금메달을 따더라도 다 보여주지 않고 집으로 가기 싫었다"고 말했다.

자신감이 넘치는 그의 배경엔 '욜로'(You Only Live Once)의 삶이 있다. 그는 마지막 연기 직전 "배고프다. 아침에 샌드위치를 다 먹을 걸 그랬다"는 트윗을 남기며 여유를 보였다. 예선경기 도중에는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고 했다. 매 경기 레이스를 펼치는 중간에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2000년생 용띠 클로이 김은 느끼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솔직함으로 올림픽 무대를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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