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ABC]"보조금 지급받게.." 시의원 통해 부탁했다면?

[the300·theL]상)부정청탁편③ '공익목적 제3자 고충전달' 예외규정의 오해와진실

머니투데이 배소진 기자|입력: 2016.08.11 06:37|조회: 5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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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사실상 전국민의 사회 활동과 인간 관계에 일대 변화가 온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더엘(theL)은 독자들의 일상 변화에 도움을 주고 법의 조속한 안정을 돕기 위해 청탁금지법을 분석, 다양한 적용 사례를 제시한다.
[청탁금지법ABC]"보조금 지급받게.." 시의원 통해 부탁했다면?

[청탁금지법ABC]"보조금 지급받게.." 시의원 통해 부탁했다면?

# 수도권 한 도시에서 사설어린이집을 하고 있는 원장 A씨. 시설이 일정 규모 이상이거나 시에서 정하는 기준을 통과한 어린이집은 원장 본인에 대한 인건비가 국고보조금으로 지급되는데 A씨의 어린이집은 해당사항이 없다. 최근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A씨는 고민에 빠졌다.

A씨는 평소 어린이집 원장들과 간담회를 자주 개최해 안면이 있는 같은 지역 시의원 B씨를 찾았다. A씨는 B씨를 통해 보조금 업무를 담당하는 시 공무원 C씨에게 자신의 어린이집을 시에서 지정하는 보조금 지원대상에 추가해 줄 것을 부탁했다.

오는 9월28일부터 시행되는 '청탁금지법'에 따르면 보조금 지급대상이 아님에도 보조금을 받게 해 달라고 청탁한 어린이집 원장(A), 청탁 전달자 시의원(B), 청탁 대상자 시 공무원(C) 모두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C씨는 심한 경우 형사처벌도 가능하다.

청탁금지법은 '부정청탁' 행위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부정청탁의 유형을 14가지로 정리해 명시하고 있다. 보조금 지급 대상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를 받게 해달라고 부탁한 A씨는 이 중 '보조금·장려금 등 배정·지원 개입'에 해당한다.


A씨는 C씨가 보조금을 받게 해주지 않았더라도 B씨를 통해 '청탁'을 한 그 자체로 1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내야 한다. B씨를 통하지 않고 바로 C씨에게 청탁했다면? 과태료 부과대상에서는 제외된다.


C씨의 경우 '명확히' 거절했다면 제재를 받지 않는다. 두세번 요청이 왔다면 바로 상급자에게 신고해야 처벌을 면한다. 반면 B씨와의 관계 때문에 A씨에게 보조금을 지급했다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B씨의 경우는 조금 복잡하다. 자신같은 시의원들이야말로 지역주민의 어려움을 듣고 민원을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해야하는 게 아닌가. 국회의원은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도 아니라고 했던 것 같다. 이런 그의 항변은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위의 사례에서는 '아니오'다.

청탁금지법에는 부정청탁의 예외로 인정되는 사유가 7가지 있다. 이 중 B씨가 '무죄'의 근거로 내세울 수 있는 조항은 '선출직 공직자, 정당, 시민단체 등이 공익적인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민원을 전달하거나 법령·기준의 제정·개정·폐지 또는 정책·사업·제도 및 그 운영 등의 개선에 관하여 제안·건의하는 행위'다.


B씨의 잘잘못을 따지기 위해서는 크게 청탁의 주체와 목적을 살펴야 한다. 청탁의 주체가 선출직 공무원, 정당, 시민단체 등일 경우 일단 예외 요건이 된다. 또 그것이 공익적 목적을 주된 이유로 한다면 예외로 인정될 수 있다.


시의원인 B씨는 A씨의 고충민원을 전달할 수 있는 주체에 해당한다. 하지만 법을 위반해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요구하는 것은 공익적 목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단지 A씨만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B씨의 경우 예외없이 과태료 대상. 일반인이라면 2000만원 이하였겠지만 공직자이므로 30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공익적 목적이 인정되기 위해선 해당 청탁이 국가와 사회,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따져야 한다. 개인이 고충민원을 전달한 것이더라도 특정 사회집단이나 구성원 전체 다수의 이익과 관련되거나 관련될 수 있는 경우 공익적 목적으로 볼 수 있다.


[국민권익위 교육자료 요지]
국회의원 등이 공익적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민원을 전달하는 행위에 대해 예외를 인정한다는 조항은 청탁금지법의 이해에 많은 혼란을 주고 있다. 분명한 건 국회의원이 청탁금지법의 적용 대상이라는 점이다. 공익적 목적이 아니라 특정인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하는 부정청탁은 당연히 금지된다. 국회의원 뿐 아니라 지방의회 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및 교육감 등 선출직 공직자, 정당, 시민단체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꿀팁!]

만일 A씨가 현재 시행 중인 국고보조금 지급 기준에 대해 불합리함을 느꼈다면 시의원을 찾을 것이 아니라 어린이집 연합회 등과 같은 단체를 찾는 게 더 나은 방법일 수 있다. 부정청탁의 예외 주체로 '시민단체 등'이라고 규정돼 있는데 여기서 '등'에 각종 직능단체 또는 이익단체, 공인된 학회까지도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이 주체를 어디까지 포함시켜야 할 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설정된 것이 없지만 선출직 공직자, 정당, 시민단체에 준하는 공익성을 추구하고 국민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단체가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A씨와 같은 고충을 겪는 어린이집 원장이 많을 경우 어린이집 연합회는 이 문제를 국회의원이나 담당 공무원 등에게 전달할 수 있으며, 부정청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단 이 경우 단체를 대표하는 장이 의견을 모아 전달해야 하고, 그 소속 직원이나 회원이 개인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인정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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