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ABC]동창끼리 밥먹어도 불법인가요?

[the300·theL]금품수수 편②금품수수와 직무관련성

머니투데이 유동주 기자|입력: 2016.08.29 05:51|조회: 28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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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ABC]동창끼리 밥먹어도 불법인가요?

[청탁금지법ABC]동창끼리 밥먹어도 불법인가요?


#대학동창인 기자 A, 국회의원 보좌관 B, 공무원 C, 기업인 D는 동창회 참석 후 D의 제안으로 저녁식사를 겸한 술자리를 한정식 식당에서 가졌다. 식사자리에선 업무관련 대화는 전혀 없었다. 전체 식사비용 80만원은 모두 D가 지불했다.

청탁금지법에선 ‘공직자 등’에 해당하는 공무원, 기자, 보좌관 등의 직업군이 3만원을 초과하는 식사접대를 받았을 경우 ‘직무 관련성’에 따라 제재여부가 달라진다. '공직자 등'과의 3만원을 초과하는 식사는 '사적 자리'라도 무조건 처벌받는 것으로 오해하는 이들도 많지만 '직무 관련성'이 없는 경우에는 100만원 이하라면 제재대상이 아니다.

청탁금지법 제8조에 따라 '공직자 등'은 1회 100만원, 연 300만원 '초과' 금품수수(식사포함)시 '직무 관련성'과 관계없이 형사처벌되고 1회 100만원, 연 300만원 '이하'의 경우에는 '직무 관련성'이 있는 경우에만 과태료 대상이 된다.


따라서 공무원, 기자 등이 포함된 식사라도 직무와 관련없다면 문제가 안 된다. 다만 ‘직무 관련성’이 인정된다면 동창의 제안에 따라 친목도모의 목적으로 식사를 같이 했다고 해도 과태료 부과대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사례에선 청탁금지법상 직접 적용대상인 ‘공직자 등‘에 해당하는 기자, 보좌관, 공무원인 동창들의 구체적인 업무범위가 문제될 수 있다.

만약 D가 건설업에 종사하고 A, B, C가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1인당 20만원인 동창끼리의 식사는 제재대상에 해당할 수 있다. 특히 A가 건설·부동산 담당기자이거나 B가 국회 국토위 소속 의원 보좌관이고 C가 국토교통부에서 근무한다면 더 그렇다.

물론 A, B, C가 건설업에 직접 영향력을 미칠 수 없는 부서나 위치에 있다고 해도 직무 관련성을 아예 배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뇌물죄’에서의 ‘직무 관련성’에 대해 "직무에는 공무원이 법령상 관장하는 직무 그 자체 뿐만 아니라 그 직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행위 또는 관례상이나 사실상 소관하는 직무행위, 결정권자를 보좌하거나 영향을 줄 수 있는 직무행위도 포함한다"고 판단하고 있다.(2010도13584판결)

결국 청탁금지법에서 금지된 금품수수사례에선 ‘직무 관련성’이 핵심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은 '관례상'이나 '사실상' 소관하거나 결정권자를 보좌하거나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위도 '직무 관련성'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청탁금지법ABC]동창끼리 밥먹어도 불법인가요?


청탁금지법 위반 판단시에도 '뇌물죄'에서의 법원판단과 유사한 ‘직무 관련성’ 기준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사례에서 A, B, C가 D의 사업에 직접 관련되는 직무를 하고 있지 않더라도 밀접한 관계가 있거나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판단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동창이나 친구끼리의 식사라도 기존에는 ‘대가성’이 없으면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청탁금지법 시행후에는 ‘대가성’이 없더라도 ‘직무 관련성’만 있으면 제재대상에 해당돼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법시행이후 3만원 초과, 100만원 이하의 식사 등을 제공하는 경우 '직무관련성'을 두고 많은 쟁점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민권익위 설명 요지]
1회 100만원 이하의 금품이나 식사제공 등도 직무와 관련된 경우라면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 직무와 관련해 대가성이 인정되면 기존 뇌물죄에 해당돼 형사처벌된다.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 초과 금품등을 수수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해당하는 형사처벌, 100만원 이하 금품 등을 직무와 관련하여 수수하면 과태료(수수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 부과 대상이다.

[꿀팁!]
청탁금지법이 친구나 동창끼리의 일상적인 식사나 술자리 등 사생활까지 모두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 직무관련성이 없는 경우라면 지인끼리 다소 비싼 식사접대가 있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단 친구가 법인카드로 밥을 사는 경우에는 3만원이 넘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법인카드는 업무목적사용이 전제돼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