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ABC]'직무 관련성'?…과거 직무도 포함

[the300·theL]하)금품수수 편⑥직무관련성 기준 형법 따른다지만 판례 축적 필요

머니투데이 송민경(변호사) 기자|입력: 2016.09.07 15:00|조회: 6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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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ABC]'직무 관련성'?…과거 직무도 포함

[청탁금지법ABC]'직무 관련성'?…과거 직무도 포함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공무원 A는 ○○구청 관할지역에서 요식업을 하는 B로부터 20만원 상당의 식사 접대를 받았다. 공무원 A는 과거 위생과였지만 현재는 행정과에 소속돼 있다. 그렇다면 공무원 A와 요식업자 B는 청탁금지법에 따르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요식업자 B는 공무원인 A가 근무하는 ○○구청 관할지역에서 요식업소를 운영하고 있으므로 직무관련성이 인정된다. 공무원 A는 어떨까.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는 청탁금지법의 직무관련성에 대해 형법의 기준에 따라 판단한다.

이에 따르면 과거 담당했던 직무도 직무관련성의 직무에 포함되기 때문제 공무원 A도 직무관련성이 인정된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둘은 직무와 관련해 100만원 이하의 식사 접대 및 선물을 주거나 받았으므로 수수 가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청탁금지법상 1회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은 공직자 등과 이를 제공한 자는 모두 형사처벌 대상이다. 다만 1회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이 아닐 때는 직무관련성을 따져봐야 한다.

그런데 과태료 부과의 기준인 청탁금지법의 직무관련성에 대해서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직무에 관련하여'라는 문구가 법 상에 있긴 하지만 자세한 설명은 없다. 법 시행 전인 지금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이 권익위의 해설 자료에 따라 그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

권익위 자료에 따르면 직무관련성은 형법에 규정된 뇌물죄의 직무와 같은 의미다.형법에서는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그 직무에 관해 뇌물을 달라고 요구하거나 약속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뇌물죄 관련 판례에서 직무란 '공직자등이 그 지위에 수반하여 취급하는 일체의 사무'를 의미해 상당히 넓은 개념이다. △법령 상 관장하는 직무 △밀접한 관계가 있는 직무 △관례상 직무 △결정권자를 보좌하거나 영향을 줄 수 있는 직무도 모두 포함한다. (99도5753 판결)

또 다른 판례에 따르면 △과거에 담당한 직무 △장래에 담당할 직무 △ 사무분장에 따라 현실적으로 담당하지 않는 직무라도 공무원이 그 직위에 따라 공무로 담당할 일체의 직무까지도 직무관련성의 직무에 포함한다고 돼 있다. (2003도1060 판결)

이에 따라 위 사례의 경우를 보면 과거 위생과를 담당했던 공무원이 현재 위생과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직무관련성이 있는 것이 돼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기준은 완벽하지 않다. 권익위는 형법 상의 기준에 따른다고 밝혔지만 법원에서는 어떻게 판단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보통 개별 법마다 같은 단어라고 하더라도 법적인 의미는 판례에 입각해 다르게 형성된다. 법원에서 형법의 직무관련성과 청탁금지법의 직무관련성을 다르게 판단하더라도 아무 문제가 없다.

결국 청탁금지법의 직무관련성에 대해 명확한 기준이 나오려면 개별 사안에 대해 판례가 축적돼야 한다. 법 시행 후 대법원의 판례가 나올 때까지는 최소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그때까지는 어떻게 해야 할까. 최대한 상식 선에서 판단하고 문제가 될 만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판례가 나오기 전에 문제가 될 만한 행동을 해서 적발이 됐다가는 힘든 싸움을 해야 할 수도 있다.

[국민권익위 설명 요지]
청탁금지법상 1회 100만원 이하의 금품이나 식사제공 등도 직무와 관련된 경우라면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이때 직무관련성의 판단은 형법 상의 기준을 적용한다.
직무는 '공직자등이 그 지위에 수반하여 취급하는 일체의 사무'를 의미한다. 여기엔 법령상 관장하는 직무 외에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직무나 결정권자를 보좌하거나 영향을 줄 수 있는 직무 그리고 과거의 직무나 장래에 맡을 직무까지도 모두 포함된다.

[꿀팁!]
청탁금지법은 아직 시행 전이므로 직무관련성에 대한 정확한 기준을 설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판례가 생기기 전까지는 형법의 직무를 기준으로 직무를 폭넓게 봐서 문제가 될 수 있을만한 행동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최대한 몸을 사리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