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에 떡 보내고 과태료 9만원…'김영란법' 위반 1호 사건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입력: 2016.12.08 15:42|조회: 7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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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자신의 고소사건 담당 경찰관에게 4만5000원 상당의 떡을 보내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과태료 재판에 넘겨진 50대 여성이 떡값의 2배인 9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청탁금지법 실시 후 과태료 재판에 넘겨진 사건은 전국에서 이 건이 처음이다.

춘천지법 신청32단독 이희경 판사는 8일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과태료 재판에 넘겨진 A씨(55)에게 9만원의 과태료 결정을 내렸다.

A씨는 청탁금지법 시행 첫날인 지난 9월28일 춘천경찰서 수사팀의 한 경찰관에게 4만5000원 상당의 떡 한 상자를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자신의 고소사건과 관련한 출석시간을 배려해준 데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떡을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떡을 받은 경찰관은 이를 돌려보낸 뒤 경찰서 청문감사관실에 자진신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판사는 A씨의 행위가 청탁금지법 제8조 5항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과태료 결정을 내렸다. 해당 조항은 누구든지 공직자 등에게 또는 그 공직자 등의 배우자에게 수수 금지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의 약속 또는 의사표시를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한다.

이 판사는 또 김씨의 행위가 청탁금지법이 정한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청탁금지법 제8조 3항 2호는 원활한 직무수행 또는 사교·의례 또는 부조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경조사비·선물 등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가액 범위 안의 금품 등은 받을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또 제8조 3항 8호는 그 밖에 다른 법령·기준 또는 사회상규에 따라 허용되는 금품 등을 받을 수 있다고 정한다.

이에 대해 이 판사는 "A씨가 자신이 제기한 고소사건을 담당한 경찰관에게 선물한 점, 청탁금지법의 취지가 직무관련성이 있는 공직자 등에게 금품 등을 제공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불허한다는 것인 점 등을 고려하면 A씨의 행위가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가 고소사건 담당 경찰관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것은 피고소인이나 제3자의 입장에서 볼 때 수사의 공정성에 의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 판사는 과태료 금액을 9만원으로 결정한 데 대해서는 "A씨가 보낸 떡이 4만5000원 상당으로 가액이 비교적 크지 않은 점, 금품이 곧바로 반환돼 최종적으로 경찰관이 금품을 받지 않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한편 A씨는 약식재판 결정을 송달받은 뒤 7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하면 정식 재판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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