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 '직접적 직무관련' 폐기 가닥…"카네이션 허용"

[the300]권익위, 직무-인간관계 겹칠 땐 현재 직무만 적용 등 해석 방침 변경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입력: 2016.12.19 05:41|조회: 6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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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서울 양재동 화훼공판장을 방문, 화훼시장 경기를 점검하고 있다. 유 부총리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과도한 우려로 인해 소비가 감소했다"며 "유관기관과 협조해 꽃 소비 촉진을 위한 홍보노력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사진=뉴스1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서울 양재동 화훼공판장을 방문, 화훼시장 경기를 점검하고 있다. 유 부총리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과도한 우려로 인해 소비가 감소했다"며 "유관기관과 협조해 꽃 소비 촉진을 위한 홍보노력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사진=뉴스1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과잉해석 논란의 핵심이던 '직접적 직무'관련 개념이 폐기된다. 인사, 평가 등 직접적 직무관련이 있으면 아무리 작은 금액의 식사나 선물도 불허한다는 방침을 뒤집은 것이다.

이에 따라 학생이 담임교사에게 스승의 날 카네이션을 달아주거나 대학생이 교수에게 강의시간에 캔커피를 주는 일 등 생활 속 많은 사례가 금지에서 허용으로 판단이 달라질 전망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권익위원회는 청탁금지법에 직접적 직무관련 개념을 적용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고 후속 조치를 정비 중이다. 이 개념은 애초 법이나 시행령에 담긴 것이 아니어서 권익위 내부 기준만 바꾸면 된다.

무소속 김용태 의원은 이날 “국민권익위가 김영란법의 직접적 직무관련 개념을 폐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생이 교사에게 주는 카네이션도 허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19대 국회 정무위 새누리당 간사로 이 법의 심의, 통과를 주도했다.

청탁금지법은 금품수수가 1회 100만원 초과면 직무관련 여부를 따지지 않고 형사처벌, 100만원 이하면 직무관련이 있을 때만 과태료를 부과한다. 단 직무관련이 있어도 사교, 의례, 부조 등 이유로 대통령령이 정하는 금액 범위면 과태료도 물지 않게 허용한다. 이 범위가 식사는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비 10만원 이내다. 법률 그대로라면 5만원 미만의 꽃 선물, 500원짜리 캔커피는 허용된다.

그러나 법 시행 초기 권익위는 엄격한 적용을 강조하면서 직접적 직무관련이 있으면 어떤 예외도 없다고 못박았다. 교수의 경우 학생의 학점을 평가하는 등 직접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해석이 거센 논란에 부딪쳤고 권익위는 결국 입장을 바꿨다.
 김용태 무소속 의원(오른쪽)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 전·현직 새누리당 탈당파 의원들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당창당 조언:21세기 한국정치의 신주류는?'이란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스1
김용태 무소속 의원(오른쪽)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 전·현직 새누리당 탈당파 의원들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당창당 조언:21세기 한국정치의 신주류는?'이란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스1


권익위는 이외에도 직무관련성과 3·5·10 예외를 판단할 때 온프로세스(on process), 즉 현재진행 중인 관계를 우선시한다는 방침도 세운 걸로 알려졌다. 현재 직무상 관계와 친구·동창 등 과거부터 시작된 인간관계가 중첩되면 어떤 관계로 봐야 하는지에 대해서다. 고교동창인 언론인과 공무원 사이에 언론인 담당 영역이 공무원의 직무와 관계가 없을 때 통상적인 지인 관계로만 볼 수 있다. 아예 3·5·10 규정을 적용할 필요도 없으니 법적용에 융통성이 보다 커질 수 있다.

권익위는 올해 국정감사 직후부터 내부적으로 이같은 해석변경 방침을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카네이션 논란은 지난 9월28일 법 시행 직후부터 뜨거웠고 10월 권익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핵심사안으로 거론됐다.

직접적 직무관련 때문에 금지했다가 허용한 사례는 또 있다. 권익위는 당초 해당 기관의 인사, 평가 등을 담당하는 직원 경조사에 동료 직원들이 부조금을 낼 수 없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동료끼리 지나친 제한이란 반발이 나왔고 같은 구성원끼리 10만원 이하 경조비는 허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