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10년 만에 10%포인트 감소, 심각한 수준
- 중산층, 사회 안정과 균형발전에 중요한 계층
- 중산층 몰락 방치할 경우 범죄증가 등 사회위기 우려
- 휴먼뉴딜 정책 통해 중산층 키우기 본격 가동
위기의 중산층을 살려라. 정부가 23일 붕괴 위기를 맞고 있는 중산층을 육성하는 '휴먼뉴딜' 정책을 마련한 것은 중산층의 위기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90년대 이후 계속되고 있는 중산층 감소현상은 전대미문의 글로벌 경제위기를 맞아 가속화돼 빈곤층으로의 대규모 계층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가장의 실업이 가족해체, 건강악화, 학업중단으로 이어져 빈곤층으로 주저앉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중산층 붕괴 얼마나 심각한가=중산층은 90년대 초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지난 1996년 전 국민의 68.5%를 차지했던 중산층은 2000년 61.9%, 2006년 58.5%로 감소했다. 반면 빈곤층은 1996년 11.3%에서 15.7%(2000년), 17.9%(2006년)로 증가했다.

중산층 감소는 일자리 부족과 비정규직 증가에 따른 고용 불안정, 살인적인 사교육비 등 높은 가계 부담, 위기 시 받쳐줄 복지서비스 부족 등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하고 있다.
게다가 한국 사회는 한번 빈곤층으로 떨어지면 다시 중산층으로 올라오기 힘든 구조다. 가구주 소득의존도는 빈곤층 50.0%, 중산층 65.6%, 상류층 59.7%로 중산층이 주로 가구주의 근로소득에 의존하고 보유자산이 적어 실직 등 경제위기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구축한 사회안전망도 저소득층 위주여서 중산층은 빈곤층으로 떨어져야만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된다. 경제위기 와중에 재취업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가장이 실직할 경우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몰락하는 것은 시간문제고 다음 세대에도 빈곤층으로 남아있게 될 가능성이 크다.
◇중산층 왜 살려야 하나=문제는 이제부터다. 경제위기가 본격화되면서 대규모 실직사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정부 예상대로 -2%에 그칠 경우 공식실업자는 96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중산층→서민층→극빈층으로 이어지는 계층 하향이동이 심화될 수 밖 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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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은 사회적 균형자로서 사회 안정과 균형발전에 중요한 계층이다. 지금처럼 중산층 비중이 지속적으로 낮아질 경우 사회통합을 어렵게 만들고 가족해체, 생계형 범죄 증가 등 사회위기로 확산될 우려가 크다.
이 때문에 각국 정부는 중산층 육성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국민의 95% 중산층'을 표방하면서 중산층 근로가정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고용창출, 세제지원, 의료보험 확대, 교육정책, 주택지원 등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두터운 중산층으로 '1억 중류층'을 자랑했던 일본 역시 소득양극화 확대로 프리터족, 니트족 등 저소득 신 계층이 출현하자 지난 2006년 '재도전 지원종합계획'이라는 이름 아래 사회변화 과정에서 도태된 사람들의 노동시장 복귀에 주력하고 있다.
◇휴먼뉴딜 어떤 정책인가=정부는 휴먼뉴딜을 '대규모 실업 등 위기상황에 적극 대응하면서 우리 사회의 성장잠재력을 높여 미래 중산층을 두텁게 하는 정책'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중산층 탈락방지 △중산층 진입 촉진 △미래 중산층 육성을 휴먼뉴딜의 3대 핵심 정책방향으로 정했다. 세부 정책은 1인 창조기업 활성화 등 일자리 창출 및 유지, 직업교육·훈련 강화, 사교육 근절, 영유아 서비스 확대 등 광범위하다.

정부는 휴먼뉴딜을 녹색뉴딜과 함께 새로운 국정 아젠다로 제시할 정도로 의미를 부여했다. 이를 위해 휴먼뉴딜 관계 장관 회의와 당정협의회를 수시로 운영하기로 했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은 "중산층이 두터운 나라가 강하고 잠재성장력이 높은 나라"라며 "휴먼뉴딜을 녹색뉴딜과 함께 이명박 정부 국정운영의 양대 축으로 삼아 임기 내내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회통합 중추세력인 중산층 붕괴가 사회불안을 가져올 수 밖 에 없다는 점에서 정부가 뒤늦게나마 육성책을 마련한 것은 의미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 이후 발표된 각종 지원책을 '휴먼뉴딜'로 포장했을 뿐 중산층 육성을 위한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