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 유지하면서 세수 증대 방안 찾기 '딜레마'
정부가 악화된 재정건전성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뚜렷한 묘책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상징처럼 인식돼온 '감세 기조'의 급격한 전환도 쉽지 않아 정부의 선택 폭을 좁히고 있다. 경기 회복을 위해 돈을 풀어놓은 상황에서 부족해진 재정을 어떻게 메울지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곳간은 비고 세수는 줄고=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해 추진한 감세 정책에 따라 올해부터 2012년까지 33조9000억원의 세수 감소가 예상된다.
법인세 최고세율은 지난해 25%에서 올해 22%로 내려갔고 내년에는 20%까지 떨어진다. 지난해 8~35%가 부과된 소득세율은 내년에는 6~33%로 내려간다. 2012년까지 법인세수는 13조1550억원, 소득세수는 11조909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영구적 감세 효과가 차후 연도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면 올해부터 2012년까지 총 감세 규모는 98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올해 전체 예산(301조8000억원)의 약 30%나 되는 금액이다.
감세와 더불어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올해 국세 세입은 당초 전망치 175조4159억원보다 11조4142억원 줄어든 164조17억원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지출에 필요한 국채 발행 증가로 국가채무는 366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35.6%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속한 재정균형 필요=아무리 경제위기라는 '비상 상황'에 처해있다고 해도 무한정 곳간을 열어놓을 수만은 없다. 재정적자가 누적되면 정부가 지불해야 하는 이자 지출이 증가해 신축적 재정운용 여지가 없어지고 결과적으로 국민소득 증대를 가로막는 요인이 된다.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돚사회연구부장은 돱가능한 조속한 시일내에 균형재정을 회복해 GDP 대비 정부 부채를 서서히 낮춰가는게 바람직하다돲고 지적했다.
정부도 내년 예산지침을 통해 재정정책 운용 방향을 확장에서 긴축으로 조정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를 위해 원점에서 재정사업 재검토, 세출 구조조정, 민간투자 확대, 재량적 지출 감소 등을 제시했다.
◇세입 증대 총력 태세=문제는 세출 구조조정 등의 방식으로는 부족한 나라 살림의 균형을 맞추기 힘들다는 점이다. 이같은 고민 때문에 정부의 세수입을 지금보다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정부는 '경기상황을 봐가며'라는 단서를 붙였지만 담배나 술, 유류 등의 '외부불경제'(사회 전체에 주는 불이익) 품목에 대해 제한적으로 세율 인상을 고려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형 에어컨과 냉장고 등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제품에 붙는 소비세 등을 인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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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의 이자소득에 대한 법인세 원천징수를 내년부터 부활하는 것이나 올해 하반기 할당관세 적용 품목을 대폭 축소한 것도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한 고육책이다.
더 나아가 감세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제고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정치권과 전문가그룹에서 나오고 있다.
◇경기.여론이 변수=정부가 각종 민감한 세수 확보 방안에 대해 '운'을 띄워 놓기는 했지만 실제 추진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종합부동산세 인하 등 상대적으로 부자들에게 혜택이 가는 감세를 추진한 뒤 세수가 부족해지자 간접세 인상 등 손쉬운 방식으로 세금을 더 걷으려 한다는 여론의 역풍을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담배와 주류 등에 대한 세율 인상은 해당 제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물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우려에 대해 재정부 관계자는 "원론적인 수준에서 방향성을 밝힌 것이지 특정 시점에서 추진하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정부는 부가가치세 인상 논란에 대해서도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못박았다.
재정부 관계자는 "경제회복 속도와 세수 증감 현황, 국민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올 가을 세제개편 때 구체적인 세수 증대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