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새벽 뇌졸중 별세, 뒤늦게 알려져

향년 67세, 뇌졸중으로 17일 별세한 이향원(본명 이동호) 화백. 인기 만화가 허영만이 회고한 스승 이향원의 얘기가 주목 받고 있다.
만화 ‘식객’, ‘타짜’ 등으로 유명한 허영만은 7년 간 고 이 화백의 문하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97년 그가 쓴 경향신문 칼럼에서는 고 이 화백의 흔적을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다.
허 작가는 “이향원 선생은 처음과 끝이 한결같은 인품으로 만화계에서 많은 존경을 받으신 분이다”며 “선생은 내 역량껏, 그리고 싶은대로 그리라고 재량권을 주셨고 그 덕에 나는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었다”고 그의 문하생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당시 한국 만화계는 만화 시장을 독점한 모 대형 출판사의 ‘만화 끼워팔기’ 횡포가 심했는데, 이향원 선생은 거기에 맞서 숱하게 싸웠다”며 “다른 만화가들은 거물 출판사에 밉보이기 싫어 대부분 몸을 사렸는데 선생은 매번 싸움에 지면서도 세 번씩이나 뛰쳐나가 경쟁 출판사를 차렸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또 “당시 이향원 선생과 그 제자들이 주축이 된 ‘신촌파’는 유명 만화잡지를 통해서 데뷔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면서 “거물 출판사에 대항하는 만화가들의 ‘독립운동시기’에 이향원 선생을 중심으로 한 만화가들은 창작주체인 만화가의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한편 한국 만화계의 어려움에 맞서오며 시대를 풍미한 만화가 이향원. 허영만, 고유성 등의 문하생을 길러내는 등 1970~80년대 한국 만화의 부흥을 이끌었다. 대표작으로는 '이겨라 벤', '나는 차돌'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