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버냉키의 통화정책 스탠스, 3가지가 변했다

美 버냉키의 통화정책 스탠스, 3가지가 변했다

뉴욕=권성희 특파원
2012.03.01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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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경제 진단이 2월29일(현지시간) 미국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버냉키 의장이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에 출석해 밝힌 경제 전망과 정책 스탠스는 조심스럽고 따라서 통화완화적이라는 점에서 기존과 같았지만 3가지 점에서 미묘한 차이점을 나타냈다. 기존과 다소 달랐던 이 3가지 차이점이 주가와 금값, 채권값은 떨어뜨리고 달러 가치는 끌어올렸다.

버냉키 의장은 첫째 미국의 약한 경제 성장세와 가파른 실업률 하락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그는 "지난 1년간의 실업률 하락은 같은 기간 동안 경제가 장기 추세 이하로 성장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예상할 수 있는 것보다 다소 가팔랐다"며 "고용시장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려면 최종 수요와 생산에서 좀더 강한 성장세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학에서는 경제가 잠재성장률(미국의 경우 약 2.5%)보다 1%포인트 더 빠르게 성장하면 실업률이 약 0.3~0.5%포인트 하락한다는 아서 오쿤 예일대 경제학과 교수가 1962년 발표한 경험칙이 있다. 이 성장률과 실업률의 경험칙적 관계는 일시적으로는 깨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미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1.7%로 잠재성장률을 크게 밑돌았으며 오쿤 교수의 경험칙에 따르면 실업률은 떨어지기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해 12월에 8.5%로 1년 전 9.4%에 비해 0.9%포인트나 떨어졌고 지난 1월에는 8.3%까지 내려갔다.

버냉키 의장은 이런 경험칙에 비쳐볼 때 최근의 성장률과 실업률은 다소 이해하기 힘들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따라서 그는 최근의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아직 고용시장은 정상 수준에서 멀다"라고 진단하며 "회복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확장의 속도는 역사적인 기준에 비쳐볼 때 고르지 못하고 완만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해 중반 이후 민간부문 취업자수가 월평균 16만5000명 늘어나는 등 고용시장에서 긍정적인 전진이 있었지만 아직도 "정상 수준에서는 멀다"고 지적했다.

또 고용시장과 최종 소비에서 "다소 다른 시그널"이 나오고 있는 만큼 "근간의 경제 회복 속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정보를 평가하는 것이 특히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둘째는 최근의 유가 상승에 주목하며 일시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을 인정한 것이다. 그는 가솔린 가격 상승세가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으로 끌어올리는 한편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낮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에너지 시장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FRB는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로 제시하고 있다.

물론 버냉키 의장이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기존 입장을 유지하긴 했지만 유가 상승과 관련한 인플레이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힌 것 자체가 기존 스탠스와 달라진 것이다.

셋째, 최근 경제지표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추가적인 부양책, 이른바 3차 양적완화(QE3)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버냉키 의장은 이전까지는 입버릇처럼 경제 여건이 더 악화되면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며 아직도 FRB가 취할 수 있는 경기 부양 수단은 많다는 점을 반복했으나 이날은 이같은 언급을 하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이날 주가와 금값, 채권값을 떨어뜨리고 달러 가치를 끌어올린 것은 이같은 버냉키의 태도로 봤을 때 FRB가 국채를 매입하는 3차 양적완화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투자자들이 해석했기 때문이다.

디시전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케리 리헤이는 "버냉키 의장은 FRB가 3차 양적완화에 조금도 가까이 다가가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했고 투자자들은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12개 연방준비은행들의 경기 진단인 베이지북은 제조업이 견고하고 소비 지출은 긍정적이며 고용은 일부 지역에서 늘어났고 주택시장에서는 다소 개선 조짐이 나타났다며 완만한 확장세라고 밝혔다.

또 고용시장의 일부 개선에도 불구하고 임금 인상 압력은 거의 없어 대부분의 제품 가격이 안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이날 발표된 베이지북은 오는 3월13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 정책 자료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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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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