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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리얼돌 갈라테이아

[조영희의 인형이야기]'리얼돌'과 사랑에 빠진 남자들

머니투데이 조영희 인형 칼럼니스트 |입력 : 2010.05.26 15:10|조회 : 1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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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리얼돌 갈라테이아
'리얼돌' 수집가인 일본인 남성이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타보(Ta-Bo)라는 이름의 이 수집가는 올해 45살의 엔지니어로 10년 동안 거의 100여개에 달하는 인형을 수집해왔으며, 회사에서 돌아온 타보씨의 일상은 인형들에게 '다녀왔어'라고 말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의 집안 곳곳에는 '리얼돌'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타보씨가 그 다음에 하는 일은 인형들을 쓰다듬는 것. 그리고 인형과 함께 나란히 앉아 TV를 보는 것이다.

타보씨는 현실의 여자에게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인형들과 환상 속에서 사는 남자다. 그는 인터뷰에서 "여자들은 때때로 속이거나 배신을 하지만, 이 인형들은 절대 그렇지 않다"라며 "완전히 나만의 것이다"라고 말했다.

리얼돌의 생산 과정은 도쿄의 한 공장에서 볼 수 있는데 아직 머리가 결합돼지 않은 인형들이 테이블 위에 눕혀져 있고, 한쪽에선 인형의 얼굴을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다. 그중 이 공장에 전시된 20개의 인형 중의 하나인 '코유키'라는 이름의 인형을 소개했다.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이 인형은 철로 된 뼈와 35개의 관절이 있어 사람처럼 움직일 수도 있고 인형의 무게는 27kg이며, 가격은 6000달러정도다.

이러한 상황들을 우리들에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냐고 물었을 때 반응은 대체로 인형을 구입하는 사람에 대해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 '가족들도 알고 있을까', '무섭다' 등이다.

그러나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도 있다. "일종의 취미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상당히 충격적이었다"라며 "나도 여자에게 상처받은 적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인형을 사랑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부류는 "미국 남성들 사이에서도 요즘 '리얼돌'이 인기를 얻는 것 같다"라며 "얼마나 외로웠으면 인형과 사랑하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이 밖에 '우리나라에는 안파나', '비싸긴 하지만 하나쯤은 갖고 싶다', '은근히 끌린다', '인형 진짜 잘 만들었다'라는 등의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리얼돌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리얼돌의 인기는 확산돼 가고 점차 개인의 취향으로 인정하는 편으로 기울어져가는 추세다.

그런데 3000여년 전 그리스에는 이미 리얼돌이 존재하였다고 말한다면 믿어질까? 물론 피그말리온 신화속의 이야기인데, 그리스인들에게는 역사이기도 한 진실한 스토리다.

지상의 헤파이스토스라고 불리는 키프로스의 왕이자 천재적인 조각가인 피그말리온은 어느 날 대리석으로 최고의 여인을 만들고 자신이 만든 작품에 반한 나머지 조각상에게 갈라테이아라는 이름을 주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던 도중, 아프로디테의 축제일에 피그말리온은 아프로디테 신에게 그 조각상을 인간으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고, 여신은 소원을 이루어준다. 조각상에 따뜻한 온기와 피가 돌자 피그말리온은 갈라테이아와 결혼을 하고, 이 결혼식에는 여신 아프로디테가 참가해 축복하였으며 그들 사이에는 딸이 태어나, 이름을 파포스라 짓고 자손을 남기며 행복하게 살게 된다.

현대의 타보씨처럼 ,도처에 있는 아름다운 여인들을 마다하고 조각과 사랑에 빠지고 결혼까지 한 피그말리온도 당시에는 화제와 비난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여기에서 파생된 의학단어로,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것이 있는데 로젠탈 효과, 자성적 예언, 자기 충족적 예언으로 피그말리온의 이름에서 유래한 심리학 용어다.(타인의 기대나 관심으로 인하여 능률이 오르거나 실제로 결과가 좋아지는 현상)

실제 일본에는 그의 이름을 기리는 유명한 피그말리온이라는 인형공방이 있고 우리나라 작가들도 많이 배출하였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의 젊은 조형가들이 만드는 인형들 중 구체관절인형이라는 100만원대의 고가 인형들은 국내에도 수만명의 마니아를 두고 있을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아주 많다.

국제 인형쇼에도 구체관절 인형만큼은 한국이 종주국이라 일본보다 앞서 표기돼 있다. 한국 조형가들이 인형에게 쏟는 정성과 애정은 엔지니어인 타보씨의 리얼돌들이나 조각가인 피그말리온씨의 리얼돌 갈라테이아를 능가하기 때문이다.

한때 19세기 독일은 고가의 비스크 인형 생산으로 전 유럽의 왕실들을 설레게 했고 20세기 프랑스는 패션 돌로 프랑스의 패션을 뉴욕에 전파하여 세계제일의 패션 산업국이 되었다.

그러나 아직 세계 최고 브랜드가 없는 우리나라. 21세기의 서울이 디자인 수도로 발돋움하는 이때에 우리나라에서 만든 핸드메이드 고가인형이 이토록 사랑받는다는 현실은 인형 아티스트로써 너무 보람 있고 자긍심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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