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 폐점에 이마트, 롯데마트 반사이익?...업계 "영업규제 풀어야"

유엄식 기자
2026.06.09 14:25

양사 37개 폐점 인근 점포 매출 5~10% 증가... 이커머스로 수요 더 옮겨갈 듯
청산 위기 홈플 노조, 정부 개입 촉구... 대통령 기자회견에선 별도 언급 없어

(안산=뉴스1) 김영운 기자 = 홈플러스 안산고잔점 폐점을 사흘 앞둔 29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홈플러스 안산고잔점 외벽에 고별 세일을 알리는 현수막이 게시되어 있다.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는 이달 말까지 서울 시흥점, 경기 안산고잔점, 인천 계산점, 충남 천안신방점, 대구 동촌점 등 5개 점포의 영업을 중단할 예정이다. 2026.1.2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안산=뉴스1) 김영운 기자

자금난이 심화한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전국 37개 점포를 추가로 폐점하면서 유통 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투자 업계에선 경쟁사인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홈플러스와 경합한 중복 상권에서 일부 수요를 끌어오며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양사의 매출 증대보단 이커머스(전자상거래)로 수요가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8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홈플러스가 전국 37개 점포 영업을 잠정 중단한 이후 반경 5km 이내 위치한 이마트와 롯데마트 점포의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약 5~10% 증가했다.

추가 폐점을 결정한 37개 점포는 △서울 면목·신내·잠실·중계 △경기 하남·고양터미널·남양주진접·동수원·분당오리·부천소사·킨텍스·포천송우리 △인천 가좌·논현·송도·숭의·연수 △부산 센텀시티·반여·영도·서부산 △대구 상인 △경남 밀양·진주·삼천포·마산·진해·김해 △경북 포항·포항죽도·경산·구미 △충남 계룡 △전북 익산·김제 △전남 목포·순천풍덕 등이다.

업계에선 홈플러스 폐점 확대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대형마트보단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쪽으로 수요가 옮겨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대형마트 업체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37개 점포 추가 폐점을 결정한 이후 경쟁 상권 점포는 전반적으로 매출이 신장하는 추세지만 자체적인 매장 리뉴얼, 상품 경쟁력 강화 요인도 배제할 수 없다"며 "대형마트로의 수요 전이도 일정 부분 있겠지만 근처 식자재 마트나 기업형슈퍼마켓(SSM), 이커머스로의 수요 이동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마트 업체 관계자는 "홈플러스와 근접한 거리의 일부 점포는 일시적인 매출 증대가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반사이익이 본격적으로 나타났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탈 수요의 상당수가 대형마트가 아닌 이커머스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변화한 유통 환경을 고려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등 영업규제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르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은 휴일로 지정하되 지역의 이해당사자가 합의한 경우 조례를 개정해 지자체장이 평일로 변경할 수 있다. 2012년부터 시행한 대형마트 월 2회 의무휴업일 규제는 12년간 매월 2·4회 일요일로 운영했다가 2023년 대구시를 시작으로 서울 서초구와 동대문구 등 4개구, 부산, 청주 산하 시군 등 전국 약 80개 지자체에서 평일로 전환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홈플러스가 경영 악화 등의 이유로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7일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매대에 자사 PB 상품들로만 가득 채워져 있다. 2026.05.07. yesphoto@newsis.com /사진=홍효식

현재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3대 대형마트업체가 운영하는 전국 351개 점포 중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이 아닌 평일 등 지정 요일로 월 2회 휴점하는 점포는 133개로 파악된다.

하지만 여권에선 쿠팡 등 이커머스와 균형을 위해 대형마트의 새벽 배송은 허용하되, 오프라인 매장의 의무휴업일 규제는 오히려 강화하는 입법을 추진 중이어서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업계에선 홈플러스가 경영난을 겪게 된 원인 중 하나로 의무휴업일 규제를 꼽는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초 긴급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의무휴업일 규제로 연간 약 1조원의 매출이 줄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매출의 핵심인 신선식품 수요는 이미 상당 부분 이커머스로 넘어갔고, 오프라인 점포의 일요일과 평일 매출은 2~3배 이상 차이 난다"며 "유통 지형이 급변한 상황에서 유독 대형마트만 과거 시장 지형을 고려한 과도한 규제를 받고 있어 업황 개선에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회사 청산(파산) 위기에 놓인 홈플러스 노조는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여당의 개입을 촉구하고 있다. 이 문제로 지난달 말부터 노조 집행부는 청와대 앞에서 단식 투쟁을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 8일 이재명 대통령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선 해당 문제는 별도로 거론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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