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의원 42% 무투표 배지…"선거는 있었지만 시민 선택은 없었다"

경기=권현수 기자
2026.06.09 14:28

광명시의원 12명 중 5명 투표 없이 당선…대표성·정당성 논란 일어
광명경실련 "찬반투표 도입·선거운동 허용으로 시민 참정권 보장해야"

광명시의회 전경./사진=권현수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막을 내렸지만, 경기 광명시를 비롯한 전국에서 늘어난 무투표 당선이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투표 없이 당선이 확정되는 사례가 늘면서 시민의 참정권과 지방정치의 대표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9일 광명시의회와 광명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광명경실련) 등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국 무투표 당선자는 511명으로 집계됐다. 제7회 지방선거 89명, 제8회 지방선거 490명 등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76명이 무투표 당선됐다.

광명시도 예외는 아니었다. 전체 시의원 12석 가운데 5석이 무투표 당선으로 결정되면서 전체 의석의 42%가 시민의 직접적인 선택 없이 채워졌다. 후보자 수가 선출 인원과 같거나 적을 경우 투표를 실시하지 않고 당선이 확정된다.

광명경실련은 대표성과 정당성 문제를 지적했다. 지방의원은 시민의 권한을 위임받아 의정활동을 수행하는 만큼 유권자의 평가와 선택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무투표 당선은 이러한 민주적 검증 절차를 생략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무투표 당선 예정자는 선거운동도 할 수 없다. 유권자는 후보자의 정책과 비전, 자질을 충분히 검증할 기회를 갖지 못하고 후보자 역시 시민에게 자신의 공약을 설명할 통로가 사실상 차단된다.

광명경실련은 "무투표 당선은 단순한 선거 절차의 문제가 아니라 지방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구조적 문제"라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대안으로 무투표 당선자에 대한 찬반투표 도입을 제안했다. 시민들이 최소한의 의사 표현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 무투표 당선 예정자에게도 선거운동을 허용해 유권자의 알 권리와 후보 검증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지역정당 설립 요건 완화, 중대선거구제 확대, 비례대표 의석 확대 등을 통해 다양한 정치세력이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명경실련은 "광명시에서 나타난 무투표 당선 사례는 지방정치의 현실을 보여주는 경고 신호"며 "시민의 참정권과 알 권리, 민주적 대표성은 어떤 행정적 편의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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