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직전' 황급히 공식발표, '베이스캠프 전격 변경' 이란 반전 드라마 "미국 상주 불가능... FIFA 승인 받아"

박건도 기자
2026.05.24 11:02
이란 선수들이 월드컵 직행이 확정된 뒤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북중미월드컵 개막 직전 깜짝 발표다. 본선 진출국 중 가장 많은 잡음에 휩싸인 이란 국가대표팀이 결국 국제축구연맹(FIFA)의 승인을 얻어 월드컵 베이스캠프를 미국에서 멕시코로 전격 변경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24일(한시간) "메흐디 타지 이란축구협회 회장이 미국에 차리려던 월드컵 훈련 베이스캠프를 멕시코로 이전하는 계획이 FIFA 최종 승인을 받았다고 공식 발표했다"고 전했다.

당초 이란은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키노 스포츠 컴플렉스에 베이스캠프를 꾸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중동 지역에서 발발한 전쟁 여파와 이에 따른 극심한 안보 우려, 미국 정부와 긴장 관계 속에서 정상적인 훈련이 불가능하다는 판단하에 기지 변경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타지 회장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이스탄불에서 FIFA 및 월드컵 관계자들과 면담을 가진행했다. 테헤란에서 FIFA 사무총장과 화상 회의를 거친 끝에 베이스캠프를 미국에서 멕시코 티후아나로 변경하는 요청이 최종 승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미국 샌디에이고 바로 남쪽에 위치한 티후아나에 베이스캠프를 차 이란은 육로를 통해 미국을 오가는 방식을 택하게 됐다. 우려됐던 선수단의 미국 비자 발급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메흐디 타레미가 득점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번 베이스캠프 변경 사태는 이번 월드컵 기간 내내 이란을 둘러싸고 터져 나온 수많은 잡음의 연장선에 있다. 이란은 현재 국가 내부적으로 극심한 외교적 혼란을 겪는 등 대회 출전 자체마저 끊임없이 위협받아 왔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은 중동 전쟁 와중에 외교적 관계가 틀어진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관계 회복을 위해 이란을 월드컵에서 퇴출하고 본선 진출에 실패한 이탈리아를 대타로 합류시키자는 파격적인 제안을 던져 축구계를 뒤흔든 바 있다. 미국 특별대사 파올로 잠폴리는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지안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이탈리아가 이란을 대신해 출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며 해당 논란을 인정하기도 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선수들이 미국으로 입국할 경우 신변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경고까지 날렸다.

선수단 내부도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팀의 핵심 수비수인 사르다르 아즈문은 정부와 적대 관계인 아랍에미리트연합 총리와 사진을 찍었다는 이유로 대표팀에서 제명됐고, 주포 메흐디 타레미 역시 이스라엘 선수와 유니폼을 교환했다는 이유로 당국의 강한 압박을 받는 등 정상적인 전력 유지가 불가능한 상태다.

다행히 지난달 밴쿠버에서 열린 FIFA 총회에서 인판티노 회장이 "일부 언론의 추측과 달리 이란은 예정대로 월드컵에 출전한다. 축구를 통해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미국 땅에서 정상적으로 경기를 치를 것"이라고 못 박으면서 퇴출 위기는 모면했다.

우여곡절 끝에 멕시코에 둥지를 튼 이란은 본선 조별리그 G조에 속해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질랜드와 첫 경기를 치른다. 이어 벨기에와 맞붙은 뒤 시애틀로 이동해 이집트와 최종전을 치른다.

월드컵 진출이 확정된 이란 선수들이 국기를 몸에 두르고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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