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이제 남자 테니스는 사실상 야닉 시너(24) 대 나머지 선수들 싸움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프랑스오픈 개막을 앞두고 분위기는 완전히 시너 쪽으로 기울어 있다.
영국 'BBC'는 24일(한국시간) "이번 프랑스오픈은 시너를 막을 수 있느냐가 핵심 주제가 됐다"라고 조명했다.
현재 세계랭킹 1위 시너는 최근 남자 테니스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 특히 최대 라이벌 카를로스 알카라스가 손목 부상으로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출전을 포기하면서 시너 독주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노박 조코비치조차 시너의 현재 분위기를 인정했다. 조코비치는 "시너는 지금 인생 최고의 폼일 수도 있다"라며 "알카라스까지 빠지면서 메이저 우승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우리 모두는 시너를 막기 위해 여기 왔다. 더 많은 우승을 내주지 않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기록은 압도적이다. 시너는 현재 29연승을 달리고 있다. 프랑스오픈 직전 기준 이 기록을 넘어선 선수는 역사상 단 두 명뿐이다.
최근에는 몬테카를로, 마드리드, 로마까지 클레이코트 마스터스 대회를 모두 석권했다. 최근 6개 마스터스 대회 연속 우승이다.
카스페르 루드는 BBC를 통해 "시너는 상대에게 숨 돌릴 틈 자체를 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포핸드 랠리든 백핸드 랠리든 항상 빠르고 정확한 공이 날아온다. 조금이라도 애매하게 치면 바로 공격당한다"라며 "모든 샷이 완벽에 가까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너는 이미 호주오픈 2회, 윔블던, US오픈 우승을 경험했다. 여기에 프랑스오픈까지 차지하면 남자 테니스 역사상 10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자가 된다.
지난해 프랑스오픈 결승에서는 알카라스를 상대로 우승 포인트 3개를 잡고도 역전패했던 아픔이 있다. 이번 대회는 설욕 기회다.
게다가 로마 마스터스 우승으로 ATP 마스터스 1000 시리즈 9개 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커리어 골든 마스터스'까지 완성했다.
다닐 메드베데프도 혀를 내둘렀다. 그는 "시너를 이기려면 최소 3세트, 어쩌면 5세트 내내 최고의 경기력을 유지해야 한다"라며 "서브, 리턴, 체력, 움직임 모든 게 최고 수준이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정말 누가 시너를 막을 수 있느냐다. 현 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항마로 꼽히는 선수는 39세가 된 조코비치다. 시너는 지난해 윔블던 이후 메이저 대회에서 알카라스 외 선수에게 단 한 번만 패했는데, 그 상대가 바로 올해 호주오픈 준결승의 조코비치였다.
다만 클레이코트 5세트 경기에서 조코비치가 체력적으로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BBC는 "조코비치가 여전히 가장 강력한 도전자라는 사실 자체가 남자 테니스 투어 현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세계랭킹 상위권 선수들도 분위기가 좋지 않다. 알렉산더 츠베레프는 최근 마드리드 결승에서 시너에게 1-6, 2-6 완패를 당했다. 펠릭스 오제알리아심은 부진에 빠져 있고, 벤 셸턴과 테일러 프리츠는 부상 문제를 안고 있다.
메드베데프는 최근 폼이 나쁘지 않지만 원래 클레이코트를 싫어하는 선수다. 그는 과거 "클레이는 개들을 위한 코트"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메드베데프는 "스포츠는 스포츠다. 시너도 질 수 있다"라며 "매 경기 누군가는 그를 이기기 위해 모든 걸 쏟아부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또 있다. 바로 체력이다. 시너는 최근 3개월 동안 엄청난 경기 수를 소화했다. 로마 대회 도중에는 경기 중 몸 상태 이상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올해 호주오픈에서도 40도 가까운 폭염 속에서 다리에 경련 증세를 보이며 고전한 적이 있다. 이번 프랑스오픈 기간 파리는 연일 30도를 넘는 폭염이 예보된 상태다.
BBC는 "결국 시너의 가장 큰 적은 다른 선수들이 아니라 더위와 체력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