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 박준현 5⅔이닝 KKKKKKKK 위력투, '2사 후 3실점'도 잔상 못 지웠다 [잠실 현장]

잠실=김동윤 기자
2026.05.24 20:31
키움 히어로즈의 고졸 신인 박준현이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5이닝 4피안타 3볼넷 8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박준현은 5회까지 72개의 공으로 LG 타선을 압도했으나, 6회말 2사 후 3실점하며 퀄리티 스타트에는 실패했다. 키움은 9회말 끝내기 스리런을 허용하며 4-6으로 역전패했고, 박준현의 시즌 2승도 무산됐다.
키움 박준현이 24일 잠실 LG전서 포수 사인을 응시하고 있다.

마지막 이닝 아쉬움도 앞선 5이닝의 찬란한 기억을 완전히 덮지 못했다. 전체 1순위 고졸 신인 박준현(19·키움 히어로즈)이 자신의 첫 잠실 경기에서 위력적인 투구로 팬들을 설레게 했다.

박준현은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시즌 LG 트윈스와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4피안타 3볼넷 8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아쉽게 승리로 이어지진 못했다. 키움이 4-3으로 앞선 9회말 마무리 카나쿠보 유토가 2사 1, 2루에서 박해민에게 끝내기 스리런을 허용해, 4-6으로 역전패하면서 박준현의 시즌 2승도 날아갔다.

박준현 개인에게도 아쉬움은 있었다. 5회까지 72개의 공을 던진 박준현은 6회말 마운드에 올라서는 영점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처음엔 행운이 따랐다. 박준현이 선두타자 신민재에게 연속해서 볼 3개를 던진 상황에서 6구째 실투를 건드린 것이 유격수 앞으로 향했다. 땅볼로 1아웃.

출루왕 홍창기의 눈은 피하지 못했다. 홍창기는 공 5개를 골라내며 볼넷으로 출루했고, 박해민은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 뒤부터 고비였다. 박준현이 오스틴 딘에게 던진 초구가 가운데로 떨어지며 중전 안타가 됐다. 오지환은 몸쪽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기술적으로 걷어 올려 우익선상 1타점 적시 2루타로 연결했다. 뒤이은 천성호마저 몸쪽 변화구를 노려 우중간 2타점 적시 2루타를 치면서 박준현은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실패했다.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는 19세 투수에게 흔히 볼 수 있는 체력적인 한계였다. 하지만 박준현은 앞선 5이닝에서 체력적으로 준비됐을 때 얼마나 위력적일 수 있는지 충분히 보여줬다.

키움 박준현(오른쪽)이 24일 잠실 LG전 6회말 1사 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실 이 경기 초반 분위기를 주도한 건 박준현이었다. 상대 선발 투수 송승기가 제구 난조로 3⅓이닝 7피안타 1볼넷 4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한 가운데, 박준현은 싱싱한 구위와 컴퓨터 제구로 LG 타선을 압도했다.

시작부터 최고 시속 157㎞ 빠른 공을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 찔러 넣으며 헛스윙을 끌어냈다. 1회말 홍창기를 헛스윙 삼진, 박해민을 2루 땅볼로 돌려세웠다. 오스틴에게는 바깥쪽 낮은 공으로 스윙을 유도한 뒤 한복판에 슬라이더 두 개를 연거푸 떨어트려 포수 스트라이크 낫아웃 아웃으로 처리했다.

2회에는 공 개수를 아꼈다. 선두타자 오지환에게 초구부터 안타를 맞았지만, 천성호에게도 공 하나로 병살타를 끌어내며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2개를 올렸다. 이영빈에게는 커브 2개를 연거푸 던져 허를 찌르더니 몸쪽으로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우타자 상대로는 전략이 비슷했다. 3회에도 송찬의에게 바깥쪽 낮은 공으로 헛스윙을 유도하더니 몸쪽 높은 공으로 루킹 삼진을 잡았다. 이주헌을 유격수 뜬공, 신민재에게 볼넷을 줬지만, 홍창기에는 스트라이크존 상단을 공략하며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키움 박준현이 24일 잠실 LG전서 역투하고 있다.

박준현은 계속해서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갔다. 오스틴 타석에서 피치 클락 위반으로 볼넷을 내줬으나, 후속 타자들을 헛스윙 삼진,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5회에는 이영빈을 3구 삼진 처리한 것을 비롯해 공 9개로 이닝을 끝냈다. 여기까지 필요한 투구 수는 고작 72개였다.

이날 박준현은 직구(47구), 슬라이더(34구), 커브(15구) 등 총 96구로 3경기 연속 90구 투구였다. 최고 직구 구속은 시속 158㎞까지 나왔다. 박준현은 마지막 이닝에서 고전했음에도 이날 LG 타자들로부터 12번의 헛스윙을 끌어냈다. 2번의 우승으로 잔뼈 굵은 LG 베테랑들이 알고도 방망이가 나갈 수밖에 없었다.

과연 전체 1순위 다운 투구였다. 박준현은 율하초-경상중-북일고 졸업 후 2026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키움에 지명돼 프로 무대를 밟았다. 2학년 말부터 두각을 드러냈고 국내외 스카우트들로부터 부동의 1순위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한 KBO 스카우트는 "박준현이 완성도 측면에서는 최고다. 직구 구속도 빠른데 고속 슬라이더와 커브가 압도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비슷한 평가가 1년 뒤 프로 무대에서도 나왔다. 박준현을 끌어내린 LG 천성호도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확실히 공이 빠르고 좋았다. 그런데 변화구도 안 좋은 변화구가 아니어서 앞으로도 잘 던지면 좋은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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