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에도 사령탑은 쓴소리를 냈다. 하지만 에울레르(31·서울이랜드)는 이 쓴소리를 품으며 에이스다운 품격을 보였다.
서울이랜드는 지난 24일 목동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성남FC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6' 13라운드 홈 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서울이랜드는 승점 23(7승2무4패)으로 5위에서 2위로 상승했다. 한 경기 덜 치른 선두 부산 아이파크(승점 28)와 승점 5점 차로 추격했다.
최전방 스리톱의 오른쪽 측면에서 공격을 이끈 에울레르는 날카로운 킥력을 앞세워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전반 23분 예리한 프리킥으로 문전 혼전 상황을 유도해 박재용의 선제골 기점을 마련한 에울레르는 전반 35분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오른쪽 측면에서 키커로 나서 문전으로 길게 올린 프리킥이 절묘하게 바운드되며 그대로 골망을 흔들어 올 시즌 3호골을 기록했다.
득점 외에도 에울레르는 전담 키커로서 경기 내내 성남 수비진을 괴롭혔다. 비록 수비 방해 판정으로 득점이 무효 처리되긴 했으나 후반 10분 코너킥 상황에서 조준현에게 낮게 깔아주는 땅볼 패스 등 세트피스 상황마다 존재감을 과시했다.
경기 후 에울레르는 "초반에 상대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해 경기가 잘 풀렸지만, 후반전에는 볼 소유 상황에서의 침착함과 경험이 부족해 흐름을 다소 내줬다. 하지만 이 경험을 통해 우리가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행운의 프리킥 장면에 대해서도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 에울레르는 "왼발잡이로서 파포스트를 겨냥해 크로스를 올리려는 의도였다"며 "누군가에게 닿지 않더라도 그대로 골문으로 들어갈 수 있는 코스였는데, 운 좋게 아무에게도 터치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돼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승리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선수단에 쓴소리를 남긴 김도균 감독의 질책도 겸허히 이해했다. 김도균 감독은 "승리했지만 화가 많이 나는 경기였다"며 "(한 명이 더 많았는데도) 후반전 경기 내용이나 선수들의 태도는 굉장히 좋지 않았다. 나를 포함해 선수단 전원이 집중력 있게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에울레르는 "감독님은 우리의 보스이기에 말씀에 충분히 동의한다"며 "'승격과 우승을 원하는 팀이라면 절대 이런 후반전 경기력을 보여주면 안 된다는 뼈있는 말씀을 해주셨다. 선수들 역시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다음에는 더 좋은 경기력으로 대처하자는 이야기를 라커룸에서 나눴다"고 말했다.
팀의 2위 도약과 함께 K리그 통산 50경기 출장, 3경기 연속 홈 득점이라는 겹경사를 맞은 에울레르는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던 기록인데 직접 듣게 되어 무척 기쁘다. 서울이랜드 역사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었는데, 동료들이 곁에서 열심히 뛰어주고 도와주었기에 가능한 기록"이라며 팬과 팀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팀을 먼저 생각하는 태도를 보였다. 에울레르는 "개인적인 공격 포인트 욕심은 전혀 없다. 훈련장에서 가장 열심히 하는 선수, 매 경기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며 "기록은 열심히 뛰면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다. 설령 포인트가 없더라도 팀에 도움만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만족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