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화폐개혁' 지폐 230억장 회수…에베레스트 높이 300배

이보라 기자
2016.11.23 11:18

전체 유통 물량의 86% 대부분 폐기 예정…라잔 서명 지폐 이베이서 액면가 2배

인도 정부가 최근 화폐개혁을 단행하면서 거둬들인 구권 지폐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인도는 지난 8일 부정부패 척결과 '검은돈' 근절을 위해 500루피(약 8500원)와 1000루피권 지폐의 사용을 금지하는 화폐개혁을 단행했다. 9일부터 법정통화 기능을 상실한 500루피, 1000루피 지폐는 인도 중앙은행(RBI)이 다음달 30일까지 회수하고 신권으로 바꿔주기로 했다.

블룸버그는 23일 RBI가 지금까지 회수한 지폐가 무려 230억장이 넘는다고 전했다. 인도에서 유통 중인 화폐의 86%에 달한다. 이를 쌓아올리면 에베레스트산 높이의 300배에 이르고 한 줄로 이으면 지구와 달을 5번 왕복하고도 남는다고 한다. 에베레스트산 높이는 8848m,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는 38만4400㎞다.

RBI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회수한 지폐가 대부분 일반적인 경우와 마찬가지로 파쇄돼 매립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 상당수는 산업용 탄으로, 일부는 장식품 등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RBI가 화폐개혁으로 엄청난 양의 지폐를 회수했지만 놀랄 일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RBI가 매년 거둬들이는 지폐도 전체 유통 물량의 75%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한 해에 발행되는 지폐보다 더 많은 양이다. 인도에서는 전체 소비결제의 98%가 현금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지폐의 손바뀜이 잦아 수명이 짧다고 한다.

이번에 못 쓰게 된 지폐의 일부는 이베이 같은 온라인장터에 등장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물러난 라구람 라잔 전 RBI 총재의 서명이 들어간 지폐는 액면가보다 2배나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개혁 성향이 강해 '록스타 경제학자'로 불렸던 라잔의 인기를 새삼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블룸버그는 인도의 화폐개혁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고 지적했다. 대담한 조치라는 찬사 속에 이를 단행하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에 대해서는 비판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게 RBI가 매년 화폐 생산에 쓰는 돈만 4억달러가 넘는다. 전 세계 은행권 발행시장 규모의 1.5%에 해당한다.

팔라니아판 치담바람 전 인도 재무장관은 현지 매체인 인디아익스프레스에 최근 기고한 글에서 이번 화폐개혁으로 구권을 신권으로 바꾸는 데만 최대 2000억루피(약 3조4320억원)의 돈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치담바람의 후임자인 아룬 자이틀리 인도 재무장관은 치담바람의 추산이 너무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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