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편지' 갖고 있었더니 10억… 내용 뭐길래

'비밀편지' 갖고 있었더니 10억… 내용 뭐길래

박창욱 기자
2013.03.2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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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옥션 경매에 나온 정조어찰첩 시작가 12억, 문화역사 가치로 20억 전망

↑정조가 심환지에 보낸 편지와 피봉(K옥션)
↑정조가 심환지에 보낸 편지와 피봉(K옥션)

'이 편지를 보고 나면 즉시 찢어버리든지 세초(洗草. 기록을 물로 씻어 없앰)하든지 하라.(후략)'

↑심환지 초상. 보물 제1408호.
경기도박물관 소장(K옥션 제공)
↑심환지 초상. 보물 제1408호. 경기도박물관 소장(K옥션 제공)

1797년 7월 노론 벽파의 '거두' 심환지는 정조가 앞서 자신이 보낸 비밀편지를 없애라고 명령한 내용이 담긴 편지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이 명령을 지키지 않았다.

심환지는 정조가 비록 지금은 자신과 국정을 논의하지만, 정치적 반대파인 자신에게 훗날 화가 닥칠 수도 생각해 편지를 모두 보관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심환지도 '정치적 보험'으로 생각해 정조의 편지를 보관한 일이 훗날 '대박'으로 이어질 지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심환지가 받은 정조의 어찰 297통과 피봉을 6권으로 장첩한 '정조어찰첩'이 오는 27일 K옥션을 통해 미술품 경매에 나온다. 정조어찰첩의 경매 시작가는 12억원이나, K옥션에선 어찰첩의 문화적·역사적 가치로 인해 20억원까지 가격이 올라갈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어찰집이 낙찰된다면 한국에서 가장 비싼 편지첩이 될 전망이다. K옥션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과거에도 문화재급 편지가 경매로 나온 적이 있으나 대부분 수 천만 원대로 수 억 원 대에 이른 적은 없었다"며 "정조어찰첩이 예상 수준에서 낙찰되면 한국에서 가장 비싼 편지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008년 정조의 또 다른 편지모음인 정묘어찰첩이 8000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어찰첩의 경우 297통으로 정묘어찰첩(1권. 64통)에 비해 규모가 방대해 훨씬 높은 가격이 매겨졌다.

K옥션에 따르면 정조어찰첩은 2009년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을 통해 처음 공개된 후, 지금까지 정조 시대를 다각적으로 연구하고 조명하는 문화적·학술적 자료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으며 '보물급 문화재'로 평가받고 있다.

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와 같은 공식 사료에선 맥락을 알 수 없는 역사적 사건들과 정사가 미처 담지 못한 당대 정치의 이면과 정조의 속내, 그리고 인간적 면모가 모두 드러나는 귀중한 사료다.

특히 알려진 것과 달리 정조가 심환지에 적대적인 것만 아니었고, 그를 비롯한 벽파의 주요 인물과 여러 정치적 사안을 논의했으며 말년에는 정치적 공조체제까지 구축된 사실이 정조어찰첩을 통해 밝혀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조 어찰집 전권(K옥션)
↑정조 어찰집 전권(K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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