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연속 대규모 '세수 부족'에 정부가 지난해 한국은행에서 170조원이 넘는 돈을 빌려 쓴 것으로 나타났다. 56조4000억원의 역대급 세수 결손이 발생했던 2023년 한은에서 일시 차입한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관련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11년 이후 역대 최대치다.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한 해동안 한은에서 총 84차례에 걸쳐 누적 173조원을 일시차입했다.
이중 172조원을 상환해 현재 잔액은 1조원 규모다.
정부의 한은 일시 차입은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이다. 개인이 시중은행으로부터 마이너스 통장을 열어놓고 필요할 때 부족한 자금을 충당하는 것과 비슷하다.
지난 한해 정부의 한은 일시차입 규모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2023년 연간 차입규모(117조6000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차입 횟수 역시 2023년(64회)보다 20차례 더 많았다.
그만큼 세출 대비 세입이 부족해 재원을 임시변통하는 일이 잦았다는 의미다.
정부는 특히 지난해 10월 10차례에 걸쳐 총 15조4000억원을 한은에서 일시차입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과 31일에도 각각 2조5000억원씩 이틀간 총 5조원을 더 빌렸다.
과거와 비교할 때 연말에 가까운 10~12월 중의 일시 차입은 이례적이란 분석이다. 그만큼 정부 세수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지난해 누적 대출에 따른 이자액은 2092억원으로 산출됐다. 마찬가지로 2023년 연간 이자액(1506억원)을 크게 웃돌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다만 일시 대출 이자율은 지난해 1분기 3.623%에서 2분기 3.563%, 3분기 3.543%, 4분기 3.302% 등으로 점차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연속 세수 부족은 확정적인 상황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국세수입은 315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조5000억원 적었다. 정부가 당초 지난해 걷겠다고 제시한 목표치 대비 실제로 걷은 세금의 비율을 의미하는 세수 진도율은 8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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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수입이 저조한 가장 큰 요인은 법인세다. 지난해 11월까지 누계 법인세 수입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7조8000억원 감소한 60조2000억원이다. 지난해 법인세의 기준이 되는 2023년 기업 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세수 재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국세수입이 전년(344조1000억원)보다 6조4000억원 줄어든 337조7000억원 걷힐 것으로 다시 예상했다. 지난해 국세수입이 당초 본예산보다 29조6000억원 적은 337조7000억원 걷힐 것이라고 다시 전망한 것이다.
임 의원은 "일시적 자금 부족을 조절하기 위해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대출 받는 일시차입이 감세정책과 경기둔화로 인해 만성적인 대규모 자금조달 수단으로 실행되고 있다"며 "2년간 86조원의 세수결손으로 인한 일시차입 증가가 통화량 증대로 물가를 자극하고 2000억원이 넘는 이자 부담을 발생시키고 있어 이를 타개할 재정정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