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부동산 거품 꺼지고 실물경제도 침체

카자흐스탄, 부동산 거품 꺼지고 실물경제도 침체

알마티(카자흐스탄)=반준환 기자
2009.04.2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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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금융강국코리아] <제2부> 글로벌 경쟁력 높여라(2)

카자흐스탄의 위기는 금융에서 시작해 부동산을 거쳐 소비자 경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카자흐스탄 은행들은 조달금리가 싼 유럽, 미국 등에서 자금을 차입해왔다. 카자흐스탄 예금금리는 10%인데 반해 해외 조달금리는 4~5%에 불과했기 때문. 그 결과 국내총생산(GDP)대비 은행들의 외화차입비중은 2005년말 26.8%에서 2006년 41.1%로 오르더니 2007년 6월말에는 50.0%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차입금 상환압박이 일시에 몰렸고, 은행들은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은행들이 여신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 대출을 중단하거나 회수하자 주택가격 하락이 본격화됐다. 카자흐스탄에는 LTV(담보인정비율) 등의 규제가 없었던 탓에 이자까지 대출해준 은행이 많았다.

은행이 부동산 대출에 여신을 집중한 이유는 부동산이 사실상 카자흐스탄 소비자들의 유일한 재테크 수단이었기 때문. 코트라 알마티 사무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카자흐스탄의 물가는 매년 6~10%씩 올랐다. 2007년 12월 물가는 전년 동기대비 10%포인트 올랐고, 특히 식료품은 26.6%나 인상됐다. 반면 예금금리는 연 10% 전후를 유지, 물가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했고 주식시장 등 대체투자도 활성화 되지 못했다.

결국 원유수출로 축적된 유동자금이 예금보다는 부동산으로 유입됐고, 여기에 은행들의 과도한 대출이 결합하며 폭발적인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알마티의 아파트 평균가격 상승률은 2006년, 2007년 각각 44.0%, 71.5%였다.

실물경제도 크게 침체된 분위기다. 알마티 최대의 중고차 시장에서 만난 60대 브로커는 "2007년 상반기까지는 월평균 4~5대의 차를 팔았는데, 지금은 월 1대 팔기도 어렵다"고 털어놨다.

로즈바 끼에바 거리의 대형 쇼핑점 메가센터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외국인과 현지 고소득층을 주고객층으로 하고 있으나 예전보다 방문객 수가 크게 줄었다. 보석상에 근무하는 니나(20)씨는 "2007년보다 손님이 절반 가량 감소했고 매출도 다소 떨어졌다"고 말했다. 반면 서민층이 찾는 알트노르다, 질룐니 등 재래시장은 예전보다 손님이 부쩍 늘어났다.

페그제를 도입하고 있는 카자흐스탄 중앙은행이 올 2월초 원유가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텡게화 평가절하(1달러=120텡게→150텡게)를 단행한 것도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의 엔화대출처럼 달러화로 대출받은 현지기업들의 어려움도 커졌다. 이달 초 채무불이행이 확인된 알마티 주류, 부동산 개발업체인 레믹스-R, 콤비즈납, 글로투르 등 대형 상장업체 12곳도 외화대출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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