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만든 방정환 '한남' 논란…"성폭행 2차 가해" vs "적당히 해라"

'어린이날' 만든 방정환 '한남' 논란…"성폭행 2차 가해" vs "적당히 해라"

이영민 기자
2021.12.05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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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을 만든 독립운동가 소파 방정환 /사진=한국민족문화대백과
어린이날을 만든 독립운동가 소파 방정환 /사진=한국민족문화대백과

어린이날을 만든 독립운동가 방정환의 과거 행적을 두고 누리꾼 사이에서 '여성혐오'라는 지적과 '시대적 한계'라는 반박이 맞서고 있다.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방정환 시인 X한남이었음'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서 작성자는 '한남'을 여성을 혐오하는 한국 남성을 비하하는 뜻으로 쓰고 있다.

작성자는 2016년에 발간된 책 '우리에게도 계보가 있다' 내용의 일부를 발췌한 사진을 올렸다.

책 '우리에게도 계보가 있다'
책 '우리에게도 계보가 있다'

해당 책에서는 방정환이 "여자는 학교에 갈 필요가 없다"는 일관된 교육관을 내보였다고 지적했다. 책 저자는 "방정환이 챙겼던 아이들의 인권은 남자아이 한정"이라며 "그의 교육관엔 여자 어린이는 없었다. 여자 아이에게 가르쳤던 건 착한 딸, 상냥한 아내, 좋은 어머니가 되는 내용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자신의 딸도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방정환이 한국 최초로 등단한 여류 작가 김명순 시인을 상대로 근거 없는 루머를 유포하고 언어 성폭력을 저지른 남자 패거리들 중 하나라는 주장도 나왔다.

저자는 "김명순의 어머니는 기녀였고 김명순은 서녀(첩이 낳은 딸)였다"며 "방정환, 김동인, 김기진은 동시대 여성 문인이었던 김명순이 데이트 강간 피해자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어머니가 기생이었다는 점을 공격하며 '음탕한 탓에 강간당한 여자' '원래 피가 더러운 여자' '아기 어머니가 됐어도 아기 성을 무엇으로 할지 헷갈리는 여자'라며 당시 19세인 김명순에게 인신공격을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여성 문인 김명순 /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여성 문인 김명순 /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책에 따르면 방정환은 잡지 '별건곤'에서 "김명순은 남편을 다섯이나 갈고도 처녀 행세를 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썼다. 이에 김명순이 방정환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해 연재는 중단됐다. 하지만 1927년 김명순이 아이를 입양하자 방정환은 "김명순이 혼외자로 낳은 아기의 성을 무엇이라 붙여야 할지 몰라 애쓴다"며 공개적인 언어 성폭력을 계속해서 저지른다.

책에는 김명순이 이러한 남자 패거리들이 생성해낸 끝없는 악성 루머에 시달리다가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다고 기록돼 있다. 김명순이 악질적인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조선을 떠나 일본으로 갔고 1950년대 일본의 한 정신병원에서 비참하게 생을 마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저자는 "가부장적인 사상이 강하고 성인지 감수성에 둔감한 시대였음을 감안하더라도 그(방정환)가 저지른 행동들은 정말 악질적이고 실망스러운 행동들"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글을 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방정환을 비판하는 입장과 시대적 한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나뉘었다.

일부 누리꾼은 "어디까지 거슬러 가는 거냐. 적당히 해라", "과거 위인들 상대로 그만하자", "과거 위인을 현대 기준으로 판단하는 건 아닌듯", "책 내용을 보고 '과거가 되풀이되지 않게 노력해야지'라는 생각 대신 '과거 남자들 모두 쓰레기 취급하고 혐오해야지' 이런 생각이 정상적인 사고인가" 등 댓글을 달았다.

반면 "시대 고려하면 히틀러도 옳고 흑인 노예 학대하던 주인들도 옳은 거냐", "시대 상황 배제해도 한 사람을 지독하게 괴롭히는 행동은 옳지 않다", "시대상이랑 별개로 김명순한테 한 행동은 정당화 못한다", "여성관은 시대를 고려할 수 있어도 강간 당한 걸 2차 가해한 건 잘못된 일이다. 조선시대에도 강간은 죄였다" 등 방정환의 행적을 비판하는 댓글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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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 기자

국제부에서 세계 소식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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