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비자 논란 끝...이란, 결국 월드컵 미국 베이스캠프 포기→멕시코로 긴급 이전

전쟁·비자 논란 끝...이란, 결국 월드컵 미국 베이스캠프 포기→멕시코로 긴급 이전

OSEN 제공
2026.05.24 15:29
이란은 미국 입국 문제와 비자 논란으로 인해 2026 북중미 월드컵 베이스캠프를 미국 애리조나 투손에서 멕시코 티후아나로 변경했다. 메흐디 타지 이란축구협회장은 FIFA와 합의하여 베이스캠프를 옮기기로 발표했으며, FIFA도 이를 최종 승인했다. 이란은 티후아나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뒤 경기 일정에 맞춰 미국으로 이동하고 경기 후 다시 멕시코로 돌아오는 방식을 사용할 계획이다.

[OSEN=정승우 기자]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가장 큰 혼란에 휩싸였던 나라 중 하나인 이란이 결국 국제축구연맹(FIFA)과 해결책을 찾았다. 미국 입국 문제와 비자 논란 속에 월드컵 베이스캠프를 미국에서 멕시코로 전격 변경했다.

메흐디 타지 이란축구협회장은 24일(이하 한국시간) 협회 공식 영상을 통해 "2026 북중미 월드컵 베이스캠프를 미국 애리조나 투손에서 멕시코 티후아나로 옮기기로 FIFA와 합의했다"라고 발표했다.

영국 '가디언' 역시 같은 날 "FIFA가 이란의 베이스캠프 변경 요청을 최종 승인했다"라고 보도했다.

당초 이란은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키노 스포츠 컴플렉스를 월드컵 베이스캠프로 사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의 외교 갈등, 중동 전쟁 여파, 비자 문제 등이 겹치며 상황이 급격하게 꼬이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 2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란 대표팀의 월드컵 참가 자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란은 조별리그 G조에서 뉴질랜드, 벨기에, 이집트와 맞붙는다. 그런데 세 경기가 모두 미국에서 열린다. 뉴질랜드전과 벨기에전은 로스앤젤레스, 이집트전은 시애틀이다.

이란축구협회는 FIFA에 경기 개최지를 미국 밖으로 바꿔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여기에 캐나다 입국 문제까지 겹쳤다. 지난달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FIFA 총회 당시 이란만 유일하게 불참했는데, 메흐디 타지 회장이 이란 혁명수비대(IRGC)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캐나다 측이 입국을 거부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후 대표팀 선수들 가운데 혁명수비대 복무 이력이 있는 인원들의 미국 비자 발급 가능성까지 논란으로 번졌다.

이란은 FIFA와 수차례 협의를 진행했고, 최종적으로 멕시코 티후아나를 새로운 베이스캠프로 확정했다.

타지 회장은 "이스탄불에서 FIFA 및 월드컵 관계자들과 직접 회의를 진행했고, 테헤란에서는 FIFA 사무총장과 화상 회의도 가졌다"라며 "그 결과 티후아나 이전이 승인됐다"고 설명했다.

티후아나는 미국 샌디에이고 바로 아래 위치한 멕시코 국경 도시다. 로스앤젤레스까지는 비행기로 약 55분 거리다.

이란은 티후아나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뒤 경기 일정에 맞춰 미국으로 이동하고, 경기 후 다시 멕시코로 돌아오는 방식을 사용할 계획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대표팀 일부 선수단은 이미 튀르키예 앙카라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개별적으로 미국 비자를 신청했다. 동시에 캐나다 비자 발급 절차도 진행 중이다.

현재 이란 대표팀은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월드컵 사전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을 둘러싼 잡음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최근 미국 정치권에서는 이란 대신 이탈리아를 월드컵에 참가시키자는 황당한 주장까지 등장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특별대사 파올로 잠폴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지안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이탈리아가 이란 대신 월드컵에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 측에서는 "이란 선수들의 미국 입국 시 신변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경고성 발언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단 내부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핵심 공격수 메흐디 타레미는 이스라엘 선수와 유니폼을 교환했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고, 사르다르 아즈문은 아랍에미리트(UAE) 총리와 찍은 사진 문제로 대표팀에서 제외됐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다만 FIFA는 이란의 월드컵 출전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안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최근 총회에서 "일부 추측과 달리 이란은 예정대로 월드컵에 참가한다"라며 "축구는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여곡절 끝에 멕시코에 새 둥지를 튼 이란은 로스앤젤레스와 시애틀을 오가며 월드컵 조별리그를 치르게 됐다. 북중미 월드컵 개막 전 가장 큰 외부 변수에 시달린 팀이 극적인 타협점을 찾은 셈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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