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 우완 투수 양창섭(29)이 데뷔 9년 만에 고교 시절 모습을 재현하며 33년 만의 구단 역사도 소환했다.
양창섭은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삼성의 10-0 완승을 이끌었다.
올해 KBO 리그 두 번째 완봉승이다. 앞서 애덤 올러(KIA 타이거즈)가 지난 4월 24일 광주 롯데전에서 먼저 완봉승을 수확했다. 양창섭 개인 커리어 첫 완봉승이기도 하다. 녹천초(노원구리틀)-청량중-덕수고를 졸업한 양창섭은 2018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2순위로 삼성의 지명을 받았다. 잦은 부상으로 단 한 번도 한 시즌 90이닝 이상 소화한 적이 없었으나, 데뷔 9년, 97번째 1군 경기 만에 선발 투수로서 경기를 끝까지 책임졌다.
삼성 구단과 KBO 리그 역사에도 남을 완봉승이었다. 삼성 소속으로는 아리엘 후라도의 2025년 7월 26일 수원 KT 위즈전 9이닝 무사사구 완봉승 이후 처음이었다. 토종 투수로 국한하면 2020년 9월 13일 잠실 LG 트윈스전 최지명(개명 전 최채흥) 이후 6년 만이다.
이날 양창섭은 최고 시속 150㎞ 빠른 공(30구)과 체인지업(29구), 슬라이더(25구), 커브(14구), 투심 패스트볼(4구) 등 총 102구를 골고루 던져 단 하나의 안타(3회말 장두성)만 허용했다.

위기조차 없었다. 장두성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에도 후속 세 타자를 공 8개로 정리했다. 콘택트 능력이 좋은 빅터 레이예스만이 그를 어렵게 했다. 1회와 4회 레이예스에게만 각각 공 7개를 던져 범타를 끌어냈다.
다른 타자들에게는 공 5개면 충분했다. 양창섭이 5회를 공 9개로 끝내는가 하면 7회까지 매 이닝 삼진을 솎아냈다. 수비도 양창섭을 도왔다. 6회 손성빈의 날카로운 타구를 우익수 김성윤이 몸을 날려 잡아내는가 하면 8회에는 전병우가 아웃카운트 2개를 처리했다.
타선도 장·단 13안타를 몰아치며 화끈하게 지원했다. 구자욱이 1회초 우월 투런 홈런으로 양창섭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이재현이 3타수 3안타 1타점으로 전 타석 출루에 성공했고, 최형우와 르윈 디아즈도 각각 2안타로 지원 사격에 나섰다.
그렇게 양창섭은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8회까지 96구만을 소화한 채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김세민에게 슬라이더 3개로 1루수 뜬공, 유강남은 투심 패스트볼 2개로 3루 땅볼, 황성빈을 체인지업으로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경기 후 양창섭은 자신과 완봉승을 합작한 포수 장승현에게 90도 폴더 인사를 하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1피안타 완봉승은 KBO 역대 47번째 진기록이다. 가장 마지막이 2024년 6월 25일 잠실 삼성전에서의 케이시 켈리(전 LG)였다. 삼성 투수 중에서는 21세기 이후 처음이었다. 양창섭 이전 삼성 소속 1피안타 완봉승을 거둔 선수는 33년 전 1993년 6월 19일 부산 롯데전의 성준이었다. 삼성 우완 투수로 따지면 1992년 5월 28일 대구 해태 타이거즈전 유명선이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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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9년을 기다린 포효였다. 양창섭은 덕수고 시절 전국구 에이스로 이름을 날렸다. 덕수고의 2년 연속 황금사자기 우승을 이끌면서 완투형 에이스로 기대받았다. 잦은 부상이 초고교급 유망주를 좌절케 했다. 매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고 한때는 직구 구속이 시속 140㎞ 초반까지 떨어져 그대로 잊히는 듯했다.
하지만 1년의 휴식 후 돌아온 지난해 고교 때 모습을 차츰 보여주기 시작했다. 직구 구속과 구위가 살아나면서 33경기 3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3.43, 63이닝 45탈삼진으로 데뷔 시즌 이후 처음으로 유의미한 시즌을 보냈다. 이번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도 선발 후보군으로 당당히 인정받았고, 1군 97번째 경기에서 마침내 꽃망울을 터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