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격 기계' 김현수(38·KT 위즈)가 KBO 리그 역대 3번째로 통산 2600안타라는 대기록에 도달했다. 이와 함께 지난 몇 년 동안 프로야구계에 불어닥친 인위적인 세대교체 바람에 대해 베테랑으로서 뼈 있는 소신 발언을 남겼다.
김현수는 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 2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5-2 승리를 견인했다. 특히 0-1로 뒤진 3회말 무사 1, 2루 상황서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KBO 역대 3번째 통산 2600안타 고지를 밟은 그는, 이후에도 안타와 2루타를 추가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날 김현수는 3안타를 추가해 통산 2602안타가 됐다.
이날 달성한 2600안타는 KBO 역대 통산 누적 안타 순위에서 최형우(43·삼성 라이온즈·2651안타), 손아섭(38·두산 베어스·2642안타)만이 먼저 밟아본 대기록이다. 경기 후 수훈선수로 현장 취재진과 만난 김현수는 감격에 젖기보다는 베테랑으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드러냈다.
역대 3위라는 대기록에도 김현수는 몸을 낮췄다. 그는 2600안타 고지를 밟은 것에 대해 "그동안 경기에 많이 나갈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많은 감독님과 건강한 몸을 주신 부모님, 항상 챙겨주는 가족들에게 감사하다"며 "어릴 때부터 남들보다 분에 넘치는 기회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 기회들이 있었기에 기록이 자연스럽게 따라와 준 것"이라며 도움을 준 이들에게 공을 돌렸다.
통산 최다 안타 1위 자리에 대한 욕심을 묻는 질문에도 손아섭과 최형우를 언급하며 겸손함을 유지했다. 김현수는 "(최)형우 형이나 (손)아섭이 모두 나보다 안타를 더 잘 치고 앞서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며 "커리어를 끝낼 때 몇 개를 칠지 숫자를 정해두면 그것이 오히려 목표가 제한될 수 있다. 개인 기록보다는 팀이 이기는 것, 구단이 내게 원하는 역할을 해내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최다 안타를 두고 경쟁을 펼치는) 최형우와 손아섭이라는 존재가 영감을 주는 존재인가'라는 질문에 김현수는 최근 몇 년간 리그를 휩쓴 인위적인 세대교체 기조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는 "내가 어릴 때는 그래도 후배들이 선배들을 이기려고 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세대교체를 그냥 완전히 (인위적으로) 만들어줘야 하는 것처럼 가는 야구가 있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한 동기들, 선배들이 실력으로 그 흐름을 이겨냈다는 점에 많은 생각이 든다. 이제는 구단들도 실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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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김현수는 베테랑들이 단지 '나이가 많아서', 혹은 '과거의 이름값'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선배인 최형우를 비롯해 동기인 양의지, 최정, 류현진과 1살 후배인 손아섭 등 또래인 베테랑들을 모두 언급하며 여전히 리그 최정상급 기량을 유지하며 치열하게 살아남았다는 것에 깊은 자부심을 드러낸 것이다.
동시에 후배들을 향한 강한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김현수는 "우리 역시 주전 자리를 당연하게 받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안타 하나, 출전 기회 하나도 정말 치열하게 준비해서 얻는 것"이라며 "후배들도 (기회를) 안 주니까 못 뛴다고 생각하지 말고, 더 치열하게 준비하고 덤벼줬으면 좋겠다"는 뼈 있는 한마디를 남겼다.
이날 경기가 끝난 직후 후배들이 시원한 '물세례' 축하를 퍼부은 것에 대해서는 "할 수 있을 때 하면 좋다. 아마 날을 잡은 것 같다. 속 시원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다행이다. 아마 후배들은 (쓴소리하는) 내가 미울 것이다. 그래도 끝까지 할 것"이라며 웃었다.
'개인 누적 안타 기록보다 팀의 승리가 먼저'라고 거듭 강조한 김현수. 인위적인 세대교체의 분위기에 흔들리지 않고 실력과 노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낸 그의 2600번째 안타는 한국 야구의 진정한 '실력 중심의 세대교체'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새로운 이정표에 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