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원철 KB투자證 IT센터장 "이르면 4월 국내 최초 통합 금융서비스 출시"
2009년 9월, 황원철 KB투자증권 IT센터장은 김명한 사장실을 두드렸다. 그의 손에는 애플의 스마트폰인 '아이폰'용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관련된 자료가 들려 있었다. 국내 아이폰이 출시되기 전이었다. "후발주자인 KB투자증권이 리테일 영업을 확대하는데 언제 어디서나 주식거래를 할 수 있는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는 것만큼 효율적인 방법은 없을 겁니다." 황 센터장의 설명을 들은 김 사장은 그 자리에서 바로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자"고 말했다.
아이폰의 국내 출시로 '뭐든 다 되는' 스마트폰 열풍이 뜨겁다. 새롭게 열린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 업계 경쟁도 치열하다.
증권사도 예외가 아니다. 이미 기존 브로커리지 시장은 포화 상태다 보니 걸어 다니면서도 주식 주문을 낼 수 있는 스마트폰 HTS를 누가 먼저 개발하느냐에 촉각이 곤두섰다.
여기에 가장 먼저 깃발을 꽂은 곳이 바로 KB투자증권이다. 대형사가 아닌 작은 증권사가 금융당국의 보안 심의를 통과하고 애플 앱스토어의 검수를 거치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아이폰용 HTS를 처음으로 출시했다는 데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외형적인 면에서 기존 대형 증권사에 밀린다는 '약점'이 아이폰용 HTS 개발에 주력하게 했다. 스마트폰 주식거래시장에서 'KB'라는 브랜드 파워를 살려 첫 포문을 열면 효과가 배가될 것으로 본다."
황 센터장은 "'관심의 경제학(attention economy)'에 따르면 관심도 비용이어서 사람의 관심을 쉽게 끌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시장을 지배할 힘이 있다는 뜻"이라며 "그런 면에서 'KB' 브랜드는 관심을 덜 투자해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폰용 HTS인 'KB아이플러스타'를 만들 때 가장 신경 쓴 점은 무엇일까. 황 센터장은 "아이폰 고유의 특성을 그대로 살려 사용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아이폰을 가로로 눕히면 3차원 화면으로 각 지수와 거래 상위 종목이 뜨도록 만든 게 그 중 하나다.
기존 HTS에 트위터를 탑재한 '트위스타'도 다른 아이폰용 HTS와 차별화되는 점. 종목 차트를 보다가 바로 캡쳐해 클릭만 하면 그대로 사용자의 트위터에 올라간다. '차트상 뭐가 어떻더라'하고 주절주절 설명할 필요도 없고 '복사-첨부-전송'이라는 번거로운 과정도 클릭 한 번으로 해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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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센터장은 현재 은행과 연계한 모바일 서비스를 구상중이다. 이르면 4월 출시를 앞두고 KB금융지주 내 태스크포스(TF)팀도 꾸려졌다. 황 센터장은 "주식 거래와 은행 업무를 함께 이용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고객 요구가 많았다"며 "KB금융그룹의 첫 복합상품인 'KB플러스터'처럼 스마트폰이라는 새 채널에 모든 금융 업무가 한 번에 가능하도록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황 센터장은 'KB아이플러스타' 내 은행 업무가 가능하게 하는 방안과 은행 전용 개별 프로그램을 만들고 HTS와 연동되게 하는 방안 등 다양한 방법을 놓고 검토중이다.
또 국내에서 속속 선보이고 있는 안드로이드폰 HTS도 오는 2분기 내 내놓을 계획이다. 안드로이드폰은 아이폰과 운영체제(OS)가 달라 별도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황 센터장은 "금융의 기본적인 서비스는 '안정성'이지만 이는 달리 말하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지 않기 위한 '변명'이자 '자기 보호 본능'"이라며 "안정성과 함께 보다 적극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받아들여야 앞으로 금융시장을 선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감독당국의 엄격한 규정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했다.
황 센터장은 "세계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한국 감독당국의 규정은 상대적으로 더 세밀하고 깊숙이 들어와 있다"며 "문제는 기술이 개발되고 제품이 다양해질 때마다 규정이 좇아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통합 스마트폰 금융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있어서도 현재 금융지주사법 내 은행과 증권사의 정보 통합에 규제가 있다는 게 단적인 예"라며 "서로 다른 영역에서 다뤄지는 기술과 보안이 한 번에 고려된다면 보다 나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한결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