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태봉 iM증권 리서치센터장

오후 들어 코스피 낙폭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란 사태가 예상보다 비관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시장이 리스크를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3일 오후 2시56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13.23포인트(6.62%) 내린 5830.90을 나타낸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장 초반에는 기관투자자를 비롯해 국내 증시 참여자들이 이란 사태가 빠르게 종결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였다"며 "그러나 장중 들어 사태가 단기에 마무리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기관투자자가 매도세로 전환했고 개인투자자가 홀로 시장을 떠받치고 있지만 수급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고 센터장은 "사태 인식이 낙관에서 비관으로 전환한 핵심 이유는 호르무즈해협 폐쇄에 있었다"며 "이란이 기뢰를 부설하겠다고 밝혀 설령 사태가 조기에 종결되더라도 기뢰를 회수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중동 지역에는 우리 기업들이 상품을 하역하는 물류 거점도 있어 원유, LNG(액화천연가스) 수급은 물론 물류 전반에 부담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어 "현재 이란은 중동 지역의 미국 대사관과 미군 기지를 공격하는 등 확전 양상을 보인다"며 "혁명수비대와 정규군이 결집하고 보유한 미사일 전력을 총동원하려는 모습도 나타나는데 미국을 끝까지 압박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 센터장은 "9.11 테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처럼 예고 없이 발발한 전쟁은 시장에 단기적으로 큰 충격을 주는 경향이 있다"며 "반면 이번처럼 어느 정도 전개과정을 지켜봐온 사태는 장기적으로 증시와 실물경제에 미치는 부담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대규모 전쟁으로 이어지면 결국 물가를 자극할 수밖에 없다"며 "유가는 인플레이션 핵심 변수인만큼 상승세가 이어지면 물가와 환율을 동시에 끌어올려 경제에 장기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센터장은 "일부 AI(인공지능) 방산 관련 종목은 이번 사태로 기술력이 부각됐지만 하이퍼스케일러 기업은 CDS(신용부도스왑) 프리미엄이 오르는 등 거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신호도 감지된다"며 "크레딧 이슈가 불거지면 국내 석유화학, 건설, LCC(저비용항공사) 등 유가와 환율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업종은 부담이 클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