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부인 아들' 알렉스 OSF 회장, 정치 토론으로 아버지와 가까워져…정치자금계 큰손, 반트럼프 성향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92)가 자신의 거대 제국을 알렉산더(알렉스) 소로스(37)에게 넘긴다. 앞서 업계에서는 알렉스의 이복형인 금융 전문 변호사 조나단 소로스(52)를 확실한 후계자로 점쳤으나 결국 최종 승자는 알렉스가 된 것이다. 특히 알렉스가 오프소사이어티재단(OSF) 회장 취임 후 가진 첫 언론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내 소로스가(家)의 반트럼프 기조가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소로스 헤지펀드 대변인은 조지 소로스가 그의 아들 알렉스에게 자신이 세운 거대 제국을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소로스 대변인에 따르면 소로스의 재산 250억달러(약 32조3375억원)는 앞으로 수년간에 걸쳐 알렉스가 회장으로 있는 OSF에 넘어갈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이날 알렉스와 단독 인터뷰를 공개하며 "자칭 중도 좌파 사상가이자 잠재적 후계자로 여겨지지 않았던 알렉스 소로스가 조지 소로스의 250억달러 규모의 제국을 물려받았다"고 평가했다.
두 번의 결혼을 통해 5명의 자식을 둔 조지 소로스는 앞서 OSF의 운영권을 자식에게 인수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알렉스는 OSF 회장으로 선출되는 등 소로스의 강력한 후계자로 떠올랐다. 알렉스는 현재 재단과 가족의 재산을 관리하는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SFM) 투자위원회에도 가족 구성원으로는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다.
2004~2005년 OSF에서 시간제로 근무하던 알렉스는 2015년 이사로 임명됐고, 지난해 12월 회장으로 취임했다. OSF는 전 세계 인권,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단체에 연간 15억달러를 지원하고 있고, 대학과 다른 교육기관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소로스의 첫 번째 부인 사이 둘째 아들로 태어난 알렉스의 이복형 조나단을 후계자로 점쳤었다. 조나단이 아버지 소로스와 함께 테니스를 치고, 한동안 재단에서 근무하면서 격동의 시기에 소로스 헤지펀드를 안정시켰기 때문이다. 조나단도 추후 자신이 소로스 조직을 이끌게 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두 사람의 의견 충돌은 계속됐고, 결국 조나단은 후계 구도에서 멀어졌다. WSJ에 따르면 아버지 소로스는 충동적인 성격을 가졌으나 조나단은 분석적이고 사색적이었다.
조나단과 알렉스와 함께 일한 사람들은 "조나단은 아버지를 존중했지만, 아버지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을 때는 반발했다"며 "두 차례의 고위직 채용 건에 대해 두 사람의 의견이 충돌했을 때 조지 소로스는 자신의 권위가 도전받는다고 느꼈고, 조나단은 자신의 권위가 훼손됐다고 느꼈다"고 WSJ에 말했다. 결국 조나단은 2011년 소로스 사업에서 손을 뗐고, 소로스의 두 번째 부인 사이에서 첫째 아들로 태어난 알렉스는 유력한 후계자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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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와 더 가까워지기를 원했다고 한다. 이들 부자 관계가 가까워진 것은 2004년 알렉스의 어머니가 이혼 소송을 제기한 이후였다고 WSJ은 설명했다. 어릴 적 아버지의 유명세에 불편함을 느꼈던 그는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이혼 후 아버지의 역할을 더 진지하게 받아들였다"며 아버지와 관계가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금융에 관심이 없었던 알렉스는 아버지의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세계 정치에 관해 토론하면서 한층 가까워졌다. 특히 그의 논문 주제 '유대인 디오니소스: 하이네, 니체, 문학의 정치'에 소로스가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을 '중도 좌파'로 평가한 알렉스는 WSJ 인터뷰에서 자신이 아버지보다 더 정치적이라며 좌파 미국 정치 후보자들에게 가족의 돈을 계속 기부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WSJ은 알렉스가 소로스가의 반트럼프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예고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가능성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좌파 성향의 미국 정치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쓸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알렉스는 소로스의 대선 선거자금 허브 역할을 하는 슈퍼 특별정치활동위원회(PAC) 회장직도 맡고 있는데, 슈퍼 PAC에는 1억2500만달러(1600억원)가 배정됐다. 아버지 소로스는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에게 1350만달러를 후원하는 등 민주당의 큰손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