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 기업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에 대한 수입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화웨이, 캠브리콘 등 중국산 AI 칩만으로 미국과 경쟁할 만하다는 판단하에 중국이 미국산 AI칩의 중국산 대체를 본격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1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몇 주 동안 중국 해관총서(세관)가 주요 항구에서 반도체 수입화물에 대한 검사를 대폭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수입 검사는 중국 당국이 엔비디아 제품 구매 자제를 권고한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중국 기업들의 엔비디아 중국 전용 칩 구매를 아예 끊도록 하려는 목적에서 시작됐다.
주요 검사 품목인 엔비디아의 'H20' 및 'RTX 프로 6000D'는 미국 수출 통제 기준을 준수함으로써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도록 설계된 AI 칩이다.
또한 FT는 최근 모든 첨단 반도체 제품으로 검사 범위가 확대됐으며 이는 미국 수출 규제를 위반하는 첨단 AI 칩 밀수를 정조준한 조치라고 전했다. 그동안 중국 해관총서는 적절한 관세만 납부하면 첨단 AI 칩 수입을 막지 않아왔다. FT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3개월간 최소 10억달러 상당의 엔비디아 최첨단 AI칩이 중국으로 밀수되어 팔렸다.
이번 반도체 수입 통제는 중국이 자국 기술기업들이 미국 기술 의존에서 벗어나 미국과의 인공지능 경쟁에서 이기도록 돕게 하겠다는 결심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중국은 자국 반도체 업체들이 제품 성능과 생산 능력에서 미국 업체를 따라잡을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하고 있다.
지난 9월 중순 중국 인터넷 감독 기관인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등 중국 주요 기술 기업에 엔비디아 제품 주문과 테스트를 중단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이번 수입 검사 강화도 CAC의 지시와 동일선상에서 취해진 조치다.
FT는 최근 중국의 움직임이 중국 고위층이 중국 반도체가 엔비디아의 중국 전용칩과 견줄 만한 성능에 도달했다고 판단한 뒤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을 위해 성능을 낮춘 H20이나 RTX 프로 6000D를 수입하느니 차라리 비슷한 성능의 중국산 AI칩 생산을 늘리겠다는 의도다. 중국은 내년 첨단 반도체 생산을 3배로 늘려서 엔비디아 제품의 공백을 메꾼다는 계획이다.
한편 엔비디아는 더 이상 매출 전망에서 중국을 포함하지 않고 있지만, 미국의 수출제한 발효 전인 2026 회계연도 1분기(2025년 2월~4월)에 중국 시장에서 46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중국은 엔비디아의 4번째로 큰 시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