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금통위원 누가될까…옥석가리기 시작됐다

유엄식 기자
2016.03.05 06:12

한은 지난달 25일 기재부 등 유관기관에 추천공문 보내…물 밑 경쟁 치열할 듯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금통위원들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청와대에서 광화문까지 서 있던 줄이 이젠 이순신 장군 동상까지 늘어 났다고 하네요."

정부 고위급 인사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되려는 이들의 움직임을 전하면서 한 말이다.

다음달 4년 임기가 끝나는 4명의 한은 금통위원 후임자를 선출하기 위한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한은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금통위원 추천기관에 후임 인사를 추천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한은은 각 기관에서 추천자 명단이 담긴 공문 답신이 오면 이를 취합해서 인사혁신처로 보내 임명을 요청하게 된다. 사실상 최종 임명권한은 대통령에 있는 셈이다.

이를 감안하면 한은의 공문 발송은 후임 금통위원 선정작업이 공식화 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당연직인 한은 총재와 부총재를 제외한 5명의 금통위원은 기획재정부 장관, 한은 총재, 금융위원장, 대한상의 회장, 전국은행연합회장 등이 한 명씩 추천한다.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금통위원은 금융위가 추천한 하성근 위원, 기재부가 추천한 정해방 위원, 대한상의가 추천한 정순원 위원, 한은 총재가 추천한 문우식 위원 등 4명이다. 이들은 4월 금통위 회의 다음날인 4월 20일 임기가 만료된다.

지난해 금통위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한은 총재 추천 인사를 2명으로 늘리고, 금융투자업계에서도 후보자를 추천하자는 내용의 개정안(새누리당 정우택 의원 발의) 나오기도 했으나 상임위 문턱을 넘지는 못해 기존 방식 그대로 인선을 하게 된다.

금통위원은 국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자리다. 합의체 성격인 금통위 본회의에 참석해 경제현안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고 통화정책 방향성도 의논한다.

금통위는 현재 국내 통화정책의 방향성을 놓고 갈림길에 서 있다.

9년 반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한 미국과 달리 일본, 유로존(EU)은 마이너스 금리 도입 등 완화적 통화정책을 강화하는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어 정책 방향성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

소규모 개방경제여서 주요국 통화정책의 파급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에 통화정책을 펼 때 더욱 신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후임 금통위원들의 한국경제를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인사들로 구성돼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금통위원은 2억7000만원에 달하는 고액 연봉과 정부 차관급에 준하는 의전이 제공될 뿐만 아니라 ‘7인의 현자’로 불릴 만큼 대외 신망이 높은 자리다.

그래서 수십년간 학계에 몸담은 경제학자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다. 금통위원을 선출할 때 마다 각계에서 지원자가 넘쳐난다.

초미의 관심사는 과연 누가 후임 금통위원이 될 지 여부다.

이미 수개월 전부터 전직 고위 경제관료, 경제·금융 관련 학회장 출신 원로 교수들의 이름이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고 있지만 아직은 그야말로 ‘설’일 뿐이다.

벌써부터 언론에 실명이 거론되면 낙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하마평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사들이 많다.

4명의 금통위원이 동반 퇴임하면서 자칫 통화정책 연속성이 흔들릴 소지가 있어 일각에선 금통위원의 단계적 교체 가능성도 거론된다.

금통위원을 정하는 시기가 되면 늘 제기되는 문제는 임명권 논란이다.

야권을 중심으로 한은의 ‘독립성’을 이유로 들면서 현행 추천기관 임명과 대통령 최종 임명승인 인사구조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다.

외국의 경우 미국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장과 부의장 등 이사 7명에 대해 상원 인준이 필요하고, 일본은 일본은행 정책위원인 총재와 부총재 2인, 심의위원 6인을 모두 참의원과 중의원 동의를 얻어야 하는 구조다.

금통위원은 국회의 인사 청문회를 거치지는 않는다.

여성 최초 금통위원을 역임했던 이성남 전 민주당 의원이 2010년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한 금통위원 7명 모두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도록 하는 한국은행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가운데 한은 총재 인사청문회 관련 법안만 2013년 통과돼 금통위원들은 여전히 청문회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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