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지주들이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계기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지난해 1분기보다 주당 현금배당 규모를 키운 데 이어 지주별 자사주 전량 소각과 성장률 연동 주주 환원 계획을 내놓는 등 주주 환원 체계를 고도화하는 모습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4대 금융 이사회가 결의한 1분기 주당 배당금은 △KB금융 1143원 △신한금융 740원 △하나금융 1145원 △우리금융 220원으로 모두 지난해보다 늘었다.
KB금융은 발행주식 총수의 약 3.8%에 달하는 자사주 1426만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2조3000억원 규모로 단일 소각 건으로 보면 업계 역대 최대 액수다. 여기에 6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추가 매입해 소각하기로 했다. 주당 순이익(EPS)도 736원(16.6%) 오른 5165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주주환원율 50% 목표를 조기 달성한 신한금융은 1분기 실적 발표에 맞춰 '신한 밸류업 2.0'을 공시했다. 당초 2027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주주환원율 50%, 자사주 5000만주 이상 매입·소각이 목표였는데 지난해 주주환원율 50.2%를 기록했다. 이번에 제시한 주주환원 계획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 적용한다.
새롭게 내놓은 산식에서 주주환원율은 '1-성장률/목표 자기자본이익률(ROE)'의 값으로 결정된다. 일례로 목표 ROE가 10%고, 성장률이 4%인 경우 예상 주주환원율은 60%, 성장률이 5%인 경우는 50%다. 성장률은 경상적 자본 또는 RWA(위험가중자산) 증가율을 고려해 이사회에서 결정한다.
신한금융은 올해 결산배당부터 3년간 비과세 배당을 실시한다. 잔여 재원은 기존 자사주 5000만주 이상 매입·소각 계획을 이행하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오는 7월까지 예정된 총 70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도 진행한다. 분기 균등배당 기조를 유지하며 주당 배당금 규모는 매년 10% 이상 증가율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하나금융 "2분기 이후 밸류업 발표"…'CET1 상승' 우리금융, 주주환원 속도 낼까
하나금융은 1분기 1조21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만큼 실적을 기반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2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과 주당 1145원의 분기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지난해 1분기 배당금 906원보다 26.4% 늘어난 수준으로 현금배당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밸류업 계획은 2분기 실적을 확인한 뒤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종무 하나금융 CFO는 지난 24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까지 실적 추이를 보고 ROE 타깃 등을 검토해 상반기 실적 발표 때 밸류업 계획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총주주환원율 50%도 조기 달성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금융은 1분기 말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13.6%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하며 중장기 목표였던 13%를 넘어섰다. 통상 CET1이 13%를 초과하면 금융사들은 밸류업 이행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자본 여력이 확대되면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어서다. 우리금융은 이를 바탕으로 1분기 배당금을 주당 220원으로 책정해 지난해보다 10% 늘렸고 비과세 배당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