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년간 소상공인을 울렸던 렌털채권 추심 문제의 해결 기미가 보이고 있다. 사기를 당한 소상공인들이 수천만원 렌털료를 금융사에 내야 했었지만 최근 일부 금융사가 추심을 중단하고 피해 구제에 나섰다. 금융당국도 렌털채권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내부통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캐피탈과 롯데카드는 렌털사기를 당한 소상공인의 피해 구제를 진행했거나 이를 검토 중이다. 하나캐피탈은 이미 렌털채권 추심을 중단했으며 앞서 납부된 렌털료도 절반까지는 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도 현재 렌털사기 피해자의 채권 추심을 중단했으며 구체적인 피해 회복 방안을 검토 중이다.
렌털사기에는 '팩토링'이 활용된다. 팩토링은 렌털업체가 '고객으로부터 돈 받을 권리'를 금융사에 팔아 현금을 먼저 받는 것이다. 이후 고객은 렌털료를 렌털업체가 아니라 금융사에 납부한다.
문제는 렌털업체가 소상공인을 속이고 계약을 체결한 뒤 채권을 금융사에 넘겼다는 것이다. 가령 사기 렌털업체는 소상공인에 "자판기를 설치하면 월 50만원 렌털료를 대신 내주겠다"는 식으로 계약을 유도한다. 이에 소상공인은 수천만원 자판기를 설치한다. 처음 6개월은 약속받은 렌털료를 지원받았으나 이후 렌털업체는 연락을 끊고 잠적한다. 피해 소상공인은 금융사에 다달이 렌털료를 내야 한다.
사기 렌털업체는 이외에도 '정부가 비용 70%를 지원한다', '광고 수익을 나누겠다'는 식으로 소상공인을 꿰어 계약을 체결했다. 소상공인들은 이후 렌털기기 미설치·잦은 고장·A/S 중단 등 피해를 겪었다.
금융렌털사기피해자연합에 따르면 처음 피해가 공론화된 2024년 초에는 피해자 규모가 800여명이었다. 약 3년이 지나면서 추정 피해자 수는 2000여명까지 늘었다. 정확한 피해 금액은 금융감독원조차도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사기 피해자들은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가 렌털채권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심사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특히 렌털사기 존재를 알고 있었음에도 형식적으로 심사해 채권을 매입했다고도 주장한다.
반면 여전사들은 적법한 계약에 따라 렌털료 청구권만 넘겨받았으며 판매 과정에서의 문제는 렌털업체 책임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일부 여전사는 피해자들이 제기한 1심 소송에서 이긴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사들은 한창민·윤종오 국회의원실과 피해자 단체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 결국 피해 구제에 호응하기로 했다. 특히 채권매입 과정에서 내부통제가 부실했다는 금감원의 문제의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JB우리캐피탈은 추심 중단 등 피해 구제에 아직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또 다른 연관 업체인 KG이니시스는 금융사가 아니라 금감원 감독을 받지 않아 피해 구제에 나서도록 하기가 더 어려운 상황이다.
금감원은 여전사의 렌털채권 매입 과정에서 내부통제 문제가 있다고 보고 이를 개선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관련 금융사를 대상으로 자체 점검을 실시했다"며 "내부통제를 강화하도록 이달 말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