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두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한 북한 규탄 메시지가 없었다며 비판했다. 이 대통령이 제시한 단계적 비핵화 구상에 대해서도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용인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장병의 발목이 북한 매설 추정 지뢰 폭발로 잘려나갔는데 유엔 연설에서 북한 도발 규탄 대신 '북한 체제 존중'과 '평화 구걸'이 맞느냐"고 밝혔다.
앞서 지난 21일 육군 25사단 관할 서부전선 DMZ에서 수색로 개척 작전을 하던 군 간부들이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로 부상했다. 수색대대장은 발목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 군은 해당 작전이 군사분계선(MDL) 이남 북한군 지뢰 매설 의심지대 확인을 위한 유엔군사령부 현장조사를 앞두고 이뤄졌다고 설명하면서도 정확한 폭발 원인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피눈물 나는 안보 참사가 벌어진 바로 다음 날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단에 서서 북한의 사실상 지뢰도발 등 각종 도발에 대한 단 한마디 규탄조차 입에 올리지 않았다"며 "도발을 감행한 적을 향해 책임을 묻기는커녕 도리어 '체제를 존중하겠다', '싸울 필요 없는 평화공존'이라며 평화 타령만 늘어놓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이 유엔 연설에서 밝힌 북핵 접근법도 문제 삼았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중단과 감축을 거쳐 장기적으로 핵 없는 한반도로 나아가는 단계적 접근을 제시하고 북미 대화 재개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나 의원은 "국제사회의 원칙인 '북한 비핵화'라는 단어 대신 '핵 없는 한반도'라는 모호한 표현을 썼다"며 "기어이 국제무대에서 '완전한 북한 비핵화'를 후순위로 미뤄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정권의 낭만적 단계 해법은 결국 북한이 핵을 거머쥔 채 교류와 관계 정상화만 누리는 모순적 상황을 낳을 뿐"이라며 "사실상 국제무대에서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용인해 주는 꼴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나 의원은 정부를 향해 "DMZ 지뢰 폭발 참사에 대한 북한 소행 여부와 지뢰 파편 감식 결과를 즉각 투명하게 공개하라"며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고 군사분계선 침범과 무장지대화 작업에 대해 즉각적인 군사적·외교적 억제 조치를 실행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피 흘린 장병의 희생을 무시하고 입에 담는 '가짜 평화'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