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5박7일 간의 미국·멕시코 순방을 마치고 27일 귀국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26일 오전(현지시간) 멕시코 펠리페 앙헬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전용기인 공군 1호기로 출국했다. 공항에는 이날 마리아 테레사 메르카도 외교부 차관, 페르난도 곤살레스 외교부 아태국장, 카를로스 페냐피엘 소토 주한 멕시코 대사 등이 나와 이 대통령 부부를 배웅했다.
이 대통령은 유엔(UN)총회 참석을 위해 지난 21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또 지난 2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 81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평화 구상을 밝히는 한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지정학적 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건설적 기여국 연대'를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총회 연설에서 "우리 정부는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이자 페이스메이커로서 대화의 길을 열고 또 이어가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은 오랫동안 멈춰있던 북미대화가 조속히 재개되고 한반도 전쟁 종식과 평화 체제 전환을 위한 당사자 간 대화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나가겠다"며 "이러한 과정에서 우선 북측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중단시키고 중기적으로 축소를 거쳐 장기적으로 핵 없는 한반도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호르무즈와 홍해에서 반복된 해상 봉쇄는 에너지와 물류의 핵심 통로가 무기화될 때 세계인의 일상이 얼마나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는지 보여줬다"며 "국제 해협의 자유롭고 안전한 통항은 국제법이 보장하는 권리이자 세계 경제를 지탱하는 기반"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상선을 공격하고 선원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대한민국은 국제에너지기구(IEA)를 비롯한 기존의 협력 체계를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공급망 위기가 전 세계 경제, 민생 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에너지 공급망 협력을 더욱 촘촘히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또 "당연하게도 이러한 과제들은 대한민국 혼자 해결할 수 없다"며 "그렇다고 모든 국가가 하나의 해법에 합의할 때까지 손 놓고 기다릴 수도 없다. 지금 필요하고 또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글로벌 공공재를 공급할 역량과 의지를 갖춘 나라들이 먼저 손을 맞잡고 협력의 공간을 넓혀가는 것이다. 저는 이를 '건설적 기여국 연대'라고 부르고자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안토니우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을 면담한 자리에서도 우리 정부가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가 가장 확실한 안보'라는 인식 아래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함께 성장하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유엔과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저녁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깜짝 회담을 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대통령은 리셉션 도중 별도의 장소에서 약 30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한반도 평화, 대미투자 후속 논의, 전시작전권 전환, 핵추진 잠수함 연료 및 농축 재처리 문제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23일에는 '대한민국 투자 서밋 2026'을 열고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등 월가의 투자자들과 만나 한국경제의 강한 회복력과 성장 능력에 대해 강조하고 "대한민국의 성장과 대도약의 투자자로서 함께 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미국에서의 2박3일 일정을 마친 뒤 지난 23일 멕시코를 국빈자격으로 방문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24일 한-멕시코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 금융, 교육, 문화, 관광, 개발, 세관 등 7개 분야에 대한 협력 양해각서(MOU)에 서명하고 교환했다.
한-멕시코 정상회담에서 7년을 끌어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 쟁점들을 일괄타결한 점은 성과로 꼽힌다. 개정협상에는 투자유치국의 정당한 규제권한을 명확히 하면서도 우리 기업의 투자회수 및 손실보상 등에 관한 실질적인 권리 보호를 강화한다는 내용이 담겨 향후 현지 우리 기업들을 위한 보다 투명하고 안정적인 투자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됐다. 또 양국 수출입은행 간 1억달러 규모의 전대금융 신규 설정, 지식재산권 보호, 불법 통관 물품 정보 공유 활성화 등 제도적 틀도 마련했다.
멕시코의 군 현대화 과정에 한국이 기여할 수 있는 방안도 주목됐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은 멕시코 측과 FA-50, 무인항공기 등 KAI 플랫폼 운영 및 유지보수 기술 협력을 하기로 하고 이를 기점으로 양국 간 우주항공, 방산 협력 기회도 넓혀 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또 25일 한-멕시코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양국 정재계 인사들과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관세 문제 등 우리 기업의 어려움도 전달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의 상호 보완적인 산업 경제 구조를 감안할 때 한-멕시코의 무역협정은 양국의 경제 협력을 한 단계 더 고도화하는 견고한 기반이 될 것이 분명하다"며 "양국 정부가 관련 논의를 조속히 재개해 기업인 여러분의 도전을 든든하게 뒷받침할 호혜적인 협력 기반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K-엑스포 부스를 방문해 멕시코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산 전자제품, 화장품, 식품 등을 체험하고 홍보하는 한편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또 스트레이 키즈가 주도하는 현지 콘서트에 참석해 K-컬처 확산에 힘을 실어주는 것을 끝으로 멕시코 국빈방문 일정을 모두 마무리, 26일 귀국길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