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하나銀, 군과 협의없이 장병 급여계좌 변경시스템 운영…11일만에 중단

조성준 기자, 정한결 기자, 김도엽 기자
2026.09.28 14:27

[the300]
국방급여포털 접속, 하나은행 계좌로 변경 "사전협의 없어"
국군재정관리단,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 개보위에 질의

/사진제공=하나은행

하나은행이 군 당국과 협의 없이 국군 장병의 급여계좌를 자사 계좌로 변경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은 뒤늦게 이를 파악하고 해당 시스템의 운영을 중단시켰다.

22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취재를 종합하면 하나은행은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일선 부대에 전단지를 배포해 '국군재정관리단 정기급여 대상 이벤트'를 진행했다.

장병이 전단지의 QR코드를 인식하면 하나은행 앱에서 신규 계좌를 개설한 뒤 해당 계좌를 군 급여계좌로 변경할 수 있도록 한 행사다. 하나은행은 이 과정에서 국방급여포털과 연계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장병이 하나은행 앱을 통해 국방급여포털에 접속해 주민등록번호와 군번, 급여포털 비밀번호 등을 입력하고 금융인증서 등으로 본인 인증하면, 하나은행이 급여포털 내에서 급여계좌를 하나은행 계좌로 변경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 시스템이 국방부나 재정관리단과 사전 협의 없이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하나은행은 앞서 국방급여포털 정보를 '스크레이핑(Scraping)'해 신규 개설한 하나은행 계좌를 급여계좌로 등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제안했지만 국군재정관리단은 보안 등의 이유로 거절했다고 한다. 스크레이핑은 프로그램을 이용해 웹사이트 등에서 필요한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추출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후 하나은행은 스크레이핑 대신 장병을 대신해 급여포털 접속 후 급여계좌를 변경하는 방식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벤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군과 별도의 협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재정관리단 관계자는 "앞서 스크레이핑 제안이 있었으나 검토 후 수용 불가 방침을 통보했다"며 "이후 구축된 시스템에 대해서도 접근을 승인하거나 공동 개발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재정관리단은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뒤 하나은행 측에 관련 절차를 중단하도록 요구했다. 이에 따라 지난 11일 해당 시스템의 운영이 중단됐다.

재정관리단은 하나은행이 군과 협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장병들이 급여포털을 통해 주민등록번호와 군번, 금융인증서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도록 시스템을 운영한 것이 적절했는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질의한 상태다. 개보위의 판단에 따라 추가 조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다만 하나은행은 사전에 법률 검토를 거쳐 서비스를 개발한 만큼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벤트에 참여한 장병들이 직접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고 본인 인증까지 거쳤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 제1항 제1호는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은 경우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그 목적의 범위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하나은행 측은 고객의 동의를 받아 다른 기관의 시스템에 접속하고 계좌를 변경하는 방식이 은행권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실제 공적연금 수령계좌를 변경할 때도 고객의 동의와 본인 인증을 거쳐 은행이 관련 절차를 대신 처리하는 방식이 쓰이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군 장병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급여계좌 간편 변경 서비스를 구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나은행은 지난해 4월30일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처음 선정돼 올해부터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나라사랑카드 사업은 1기인 2007~2015년 신한은행이, 2기인 2016~2025년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이 사업을 맡았다. 하나은행은 이보다 앞선 2018년부터 장병내일준비적금 판매 금융기관으로 참여하는 등 군 관련 금융사업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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