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다음달로 예상되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항소심 선고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윤 전 대통령 사건은 397억원대 선거비용 반환 문제로, 오 시장 사건은 서울시장직 유지 여부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은 오는 29일 결심공판을 진행한다.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도 다음달 2일 변론을 마무리한다. 윤 전 대통령 사건은 특검법상 재판 기간을 감안하면 10월 중, 오 시장 사건은 재판부가 밝힌 일정대로라면 다음달 23일 전후 항소심 선고가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 사건에서 국민의힘이 가장 민감하게 보는 대목은 선거비용 반환 여부다. 윤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지난 7월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벌금 100만원 이상의 당선무효형이 최종 확정되면 국민의힘은 20대 대선 당시 보전받은 선거비용 약 397억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돌려줘야 한다.
397억원은 단순히 상징적인 금액에 그치지 않는다. 2024년 기준 국민의힘 자산 약 1200억원의 3분의1에 해당한다. 실제 반환 의무는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이 확정돼야 발생하지만 항소심에서도 1심 판단이 유지될 경우 당으로서는 거액의 반환 가능성을 계속 염두에 둬야 한다. 국민의힘도 1심 당시 "대법원 판결까지 많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최종 판단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 재판은 성격이 다르다.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제공받고 후원자인 김한정씨에게 비용을 대신 지급하게 한 혐의로 지난 7월 1심에서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도 시장직 상실형이 유지되고 최종 확정될 경우 오 시장은 시장직을 잃고 향후 5년간 피선거권도 제한된다.
다만 항소심에선 1심 때 제출되지 않았던 김씨와 명씨의 통화 녹음파일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서울고법은 지난 16일 김씨 측이 제출한 녹음파일 3건을 명씨 진술의 신빙성을 따져보기 위한 탄핵증거로 채택했다. 녹취에는 명씨가 "오세훈이는 몰라요. 모르고 그건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알아서 할게"라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김씨에게 비용 대납을 요구했다는 1심 판단과 배치되는 취지다. 특검팀은 녹음파일의 원본성과 일부만 제출된 점 등을 문제 삼았지만 재판부는 허위·조작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증거로 채택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서울시장 거취 자체가 정치적 문제다. 오 시장은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5선에 성공해 새 임기를 시작한 상태다. 시장직 상실형이 유지되면 대법원 판단 때까지 서울시정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것은 물론 당의 수도권 정치 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항소심에서 무죄 또는 시장직을 유지할 수 있는 형이 나오면 오 시장을 둘러싼 사법적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줄어들게 된다.
물론 두 사건 모두 항소심 선고만으로 곧바로 선거비용 반환이나 시장직 상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확정판결이 필요해서다. 정치권에선 10월 항소심에서 1심 판단이 유지되느냐 뒤집히느냐에 따라 국민의힘이 앞으로 감당해야 할 정치적·재정적 불확실성의 크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일단 국민의힘은 두 사건 모두 1심 판단이 상급심에서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윤 전 대통령 사건은 최종 판결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고, 오 시장 사건 역시 추가로 증거가 채택된 만큼 항소심에서 보다 면밀한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the300(더300)에 "1심 판결이 항소심과 상고심에서 바뀔 여지는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며 "항소심에서 법리와 증거를 토대로 바로잡힐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