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폭발 현장에 있던 장병들이 인근에서 북한의 목함지뢰와 유사한 형태를 목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28일 오전 국회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접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사고 현장에서 북한 목함지뢰를 봤다는 병사의 진술에 대해 "지금 현장 조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정리되는 대로 국민께 투명하게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다만 "(북한의) 목함지뢰가 아닌(아니라는) 진술들도 있다"고 했다.
황주봉 합동참모본부 작전1처장도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형상은 목함지뢰와 유사하고 재질은 플라스틱이라는 취지의 진술이 있었다"며 "지뢰 종류와 형상을 철저하게 규명해서 확인된 사실을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설명드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의 진술을 토대로 작성하는 것"이라며 "A라는 인원이 봤던 것과 B라는 인원이 봤던 것을 동일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재질도 형상이 보였다는 것이라 정확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은 미폭발 지뢰인지, 목격된 형태가 지표면에 드러났는지도 추가 현장 조사를 통해 확인할 방침이다.
군은 다가올 현장조사에서 폭발 발생 추정 지점에 도달해 현장에서 지뢰 파편 등을 수거하고, 사고 당시 장병들의 진술을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과 유엔군사령부(유엔사)는 전날 사고 발생 엿새 만에 합동 현장 조사를 실시했으나 안전 상의 이유로 수색 시간이 오래 걸리면서 수색로를 확보하는데 그쳤다.
군 안팎에서는 폭발한 지뢰가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수색 현장에 참석하는 인원들이 아군·적군의 지뢰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임무를 수행한만큼 진술의 신빙성이 있다는 것이다. 당초 우리 군이 보유한 대인지뢰 M14의 경우 보호장비를 착용했을 시 중상으로 이어지지 않으며, M16은 파괴력이 더 강해 생존 자체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군의 지뢰로 판명된다면, 폭우 등의 이유로 북한에서 유실돼 내려온 것인지, 북한이 의도적으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와 매설한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23년 말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선언하고, 2024년 4월부터 MDL 이북 지역에서 불모지 작업, 전술도로 구축, 철책·지뢰 설치 등 국경선화·요새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고 지점은 북한군이 MDL 이남에 지뢰를 매설했다고 의심되는 지역으로부터 수십m 떨어져 있다고 알려졌다. 북한군 매설 사실이 확인된다면 우리 군의 강력한 대응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그동안 군이 초기 늑장 대응으로 북한 소행임을 은폐할 여지를 줬으며, 사고 이후 내린 비로 현장 핵심 증거가 유실 및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2015년 목함 지뢰 사건 당시 당일 지뢰 파편을 수거한 것과 대비된다는 주장이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강신철 장관을 만나 "북한이 새로 매설한 지뢰에 의한 것이라면 명백한 침략행위"라고 했다.
강 장관은 북한이 최근 매설한 지뢰로 확인될 경우에는 "합당하고 상응하는 대응과 조치가 필요하고, 그렇게 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