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로나 때도 버텼는데...韓철강 수요 23년만에 '4500만톤선' 붕괴

김도현 기자, 이승주 기자
2026.09.30 11:05

[the300]
지난해 국내 철강 수요 4360만톤…올해 4464만톤 예상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2020년 코로나 유행때보다 악화
권향엽 의원 "中과잉공급·美관세위기, 철강업 지원 절실"

국내 철강수요 추이/그래픽=김지영

포스코·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사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국내 철강 수요가 23년 만에 4500만톤 선을 하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공급 과잉에 따른 단가하락에 수요 부진이 겹쳐 철강사 수익성도 크게 위축됐다. 지방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철강 수요는 4360만톤으로 집계됐다. 국내 철강 수요가 4500만톤을 하회한 건 2002년(4371만톤) 이후 23년 만이다. 올해 수요는 4464만톤으로 전망돼 2년 연속 4500만톤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2년은 철강 수요가 늘어나는 시점이어서 최근의 수요 부진과는 구조적으로 차이가 크다. 글로벌 금융위기 터진 2009년(4541만톤)과 코로나19 대유행에 철강 경기가 위축된 2020년(4919만톤)에도 내수 수요는 4500만톤을 웃돌았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철강 내수 수요가 5000만톤을 못 넘은 건 2009년과 2020년을 포함해 단 4차례에 불과했다.

문제는 수요 위축에 단가도 함께 내려갔다는 점이다. 중국산 덤핑 물량에다 올림픽 특수를 노리고 과잉 생산된 일본산 철강 재고가 내수 시장에 밀려들면서 국내 철강기업의 수익성은 수년째 내리막길이다. 같은 양을 생산해도 수익성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수요 부진에 따른 매출 감소가 더해져 철강업계 사정이 크게 악화했다.

지난 28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고로에서 현장 근로자들이 조업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포스코

고로(용광로) 특성상 제품 생산을 중단할 수도 없다. 수요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철강사들이 생산량 감축에 돌입했지만 다른 산업군처럼 라인 전체를 멈추는 게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포스코의 경우 2022년 태풍 힌남노에 따른 홍수로 포항제철소 일부가 침수됐을 때도 84.1%의 가동률을 기록했다. 현재는 86% 가동률을 유지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신공정·신제품 투자도 저조하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글로벌 철강사의 매출액 대비 신공정·신제품 투자 비중은 2023년 6.4%, 2024년 7.3%, 지난해 8.3% 등 매년 오름세다. 하지만 국내 철강사 비중은 1~2%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는 선제적인 친환경 설비 전환으로 투자 비중이 줄었고, 구조적 수익성 감소로 인해 투자 여력도 줄었다고 진단했다. 철강업의 특성상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전남 광양의 경우 철강업종의 생산액 감소 폭이 지난해 역대 최고였다.

권 의원은 "중국발 공급과잉에 미국발 관세 폭탄으로 엎친 데 덮친 격인 상황에서 철강산업의 국내 철강 수요마저 23년 만에 4500만톤 선이 무너져 철강 경쟁력 자체가 흔들린다"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발맞춘 연구개발(R&D) 투자를 위해서라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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