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지뢰폭발 '자작광대극'이라는 北…'무력 보복' 경고도

조성준 기자, 정한결 기자
2026.09.30 10:48

[the300]
北김여정 담화 발표 "명백한 자작극" 주장하며 북한군 지뢰 '부인'
軍 대응 주목, 대북확성기 재개 쉽지않아 "국제사회 공조 등 필요"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양진혁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이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DMZ 지뢰 폭발 사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9.28. kmn@newsis.com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폭발 사고가 북한군이 매설한 수지(플라스틱) 반(反)보병지뢰 때문인 것으로 지목된 가운데 북한은 '서울의 자작극'이라며 부인했다. 2015년 '목함지뢰 사건' 때처럼 북한이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책임을 부인하면서 한국의 대응을 문제 삼고 나선 것이다. 북한이 군사적 긴장을 높이기 위해 도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30일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도발의 장본인들은 자작광대극의 대가를 각오해야 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최근 DMZ 폭발 사고와 관련한 우리 군의 조사 결과와 대응 입장을 문제삼았다. 합동참모본부가 지난 28일 폭발 사고 원인을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로 사실상 지목하고 '상응하는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한 반발이다.

김 부장은 "서울의 자작광대극의 극적 절정은 결코 재미가 없을 것이며 모든 후과의 책임은 전적으로 도발을 기획한 당사자들이 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2015년 발생한 목함지뢰 사건을 거론하며 "10여년 전 세상을 소란하게 했던 '목함지뢰 사건'을 그대로 방불케 하는 명백한 자작극"이라고 했다.

북한은 2015년에도 우리 군이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목함지뢰를 매설했다고 발표하자 관련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확성기 철거를 요구하며 포격 도발을 감행하는 등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다.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에서 주요 지도간부들과 군사지휘관들을 만나 신형저격수보총을 선물한 뒤 지도간부들과 사격장에서 저격무기사격도 실시했다고 북한 조선중앙TV가 28일 보도했다. 이날 북한은 김여정이 노동당 총무부장이 소총을 조준 사격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6.02.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에도 북한은 지뢰 폭발 사고 자체보다 한국의 대응을 문제 삼으며 향후 군사적 긴장의 책임을 한국 측에 돌리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한국이 북한의 소행으로 최종 결론을 내리고 실제 대응에 나설 경우 이를 빌미로 추가적인 군사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부장은 최근 국경 요새화 작업 과정에서 발생한 북한군의 MDL 월선 문제에 대해서도 "그 어떤 군사적 목적과도 무관한 철저한 주권 행사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군인들은 단 한 번도 국경선을 넘어선 적이 없다"며 "이것은 명백히 트집 잡기이고 도발"이라고 반발했다.

특히 "최근 도발이 잦은 한국군 3군단 21보병사단 비무장지대 방향에 우리 군대는 전술적 반격수단들을 증강하는 조치를 취하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북한이 동부전선을 담당하는 우리 군 21사단을 직접 거론했다는 점에서 향후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북한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한국은 북한군의 소행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이를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하고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엔군사령부도 이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유엔사는 정전협정 위반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으며, 확립된 정전협정 체계에 따라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합동참모본부와 유엔군사령부가 29일 최근 서부전선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건 추가 현장 조사를 진행하며 발견한 북한 수지(플라스틱) 반보병 지뢰. (합동참모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9.2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의 MDL 이남 지뢰 매설 행위에 대해 "정전협정 위반이 명백하다"며 "책임이 북한에 있기 때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 군이 2015년 목함지뢰 사건 당시처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철거된 대북 확성기를 다시 설치하고 방송을 재개할 경우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다시 높아질 수 있고 접경지역 주민들의 불안과 불편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대응은 우선 DMZ 경계태세 강화와 감시·정찰 활동 확대 등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있다. 유엔사 등 국제사회와 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 문제를 제기하는 외교적 대응도 검토할 수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전방 부대의 경계·감시 태세를 고도화하고 즉각적인 대응 화력 체계를 점검해야 한다"며 "지뢰 폭발 사건의 객관적 물증과 분석 데이터를 유엔사 및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북한 측에도 진실 규명을 위한 공동 조사를 제안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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