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만 문제?…"이쁘니까 봐준다" 여성 의원, 칭찬도 결국 '외모 평가'

김지은 기자
2026.10.05 07:00

[the300][혐오의 문법, 비판이 폭력이 되는 방식]③
여성 의원 외모·목소리 칭찬 52건…남성 의원은 3건에 그쳐
"얼굴 믿고 투표·못생겼다"…여성 외모 자체가 평가의 대상

남녀 국회의원을 향한 댓글 예시/그래픽=윤선정

여성 국회의원을 향한 젠더 평가는 적대적인 비난뿐 아니라 호의적인 칭찬에서도 드러났다. 특히 외모에 대한 평가를 정치적 능력이나 직무 수행과 연결하거나 외모를 근거로 정치인을 판단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5일 머니투데이 the300과 한국여성의정이 지난 5월1일부터 7월31일까지 92일간 유튜브 정치 콘텐츠 댓글을 전수 분석한 결과, 같은 정당·선수 조건으로 묶은 남성 의원 8명에게서 외모나 목소리를 칭찬하는 댓글은 3건에 그쳤다. 반면, 여성 의원 8명에게서는 52건이 확인됐다.

여성 의원 8명 가운데 6명이 외모 관련 칭찬을 받았다. 특히 2명에게 37건이 집중됐다. 반면 남성 의원은 8명 중 2명만 외모 칭찬을 받았으며 나머지 6명에게서는 관련 댓글이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한 여성 의원에게는 '얼굴 믿고 투표 많이 했다', '똑똑하네 얼굴값 하네, 미모가 보면 똑똑하다'는 댓글이 달렸다. '이쁘니까 봐준다', '너는 이미 끝났다, 얼굴 반반하니 (다른 일)이나 해라'는 댓글도 있었다. 단순히 외모를 언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외모를 직무 능력이나 정치적 판단의 근거로 삼는 양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번 조사·분석을 수행한 옥소폴리틱스는 "(여성 의원 댓글의 경우) 얼굴을 투표 이유로 들거나, 인상에서 능력을 읽어냈다"며 "반대로 얼굴에 대한 평가를 근거로 행동에 대한 선악 판단을 면제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칭찬과 비판을 합쳐 외모·목소리와 관련된 댓글 266건을 분석했을 때도 성별 차이는 뚜렷했다.

'예쁘다' 또는 '못생겼다'처럼 외모를 직접 평가한 댓글은 여성 의원이 60건, 남성 의원이 10건이었다. '보기 싫다' 등 외모에 대한 혐오·거부 반응도 여성 의원은 52건으로 남성 의원(11건)보다 많았다. 반면 '인상이 변했다'처럼 외모의 변화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는 댓글은 여성 의원 10건, 남성 의원 11건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남성 의원에게는 '인상이 전직 때는 선했는데 얼굴 상이 사악해졌다', '순수했던 그는 어디가고 얼굴이 저리 변했냐' 등의 댓글이 달렸다. 반면 여성 의원에게는 '못생겼다', '예쁘다', '미모가', '반반하니', '얼짱', '박색' 등 외모 자체를 평가하는 표현이 주로 등장했다.

남성에게도 얼굴에 대한 언급은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그가 무엇을 하며 살아왔는지'와 연결된 서사였다. 여성에게서는 달랐다. 정치인으로서 무엇을 했는지보다 얼굴 자체가 평가의 대상이 됐다. 칭찬과 비난의 방향은 달라도, 여성을 먼저 외모로 판단하는 시선은 같았다.

[조사방법]

이번 조사는 머니투데이와 한국여성의정이 공동으로 (주)옥소폴리틱스에 의뢰해 진행했다. 2026년 5월1일부터 7월31일까지 총 92일 간 유튜브 정치 콘텐츠에 달린 댓글 총 4만4656건을 AI(인공지능) 툴을 활용해 전수분석했다. 남녀 격차 배수는 국회의원과 기자 총 32인을 16쌍으로 묶어 각 쌍별 대조해 계산했다. 사생활 비판, 2차 피해 여지가 있는 댓글 등은 제외했다. 자세한 내용은 조사방법 기사(☞[어떻게 조사했나]4만4656건 댓글 AI 분석…비교는 조건 맞춘 남녀 쌍으로) 참조.

외모+목소리 직접평가 보니/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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