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6건 젠더 혐오 댓글, 783명이 작성…'혐오의 문법' 일상이었다

유재희 기자
2026.10.05 07:15

[the300][혐오의 문법: 비판이 폭력이 되는 방식]④
806건 중 1인 2건 이상 작성 20건 그쳐…"소수 악성계정 제재론 막기 어려워"
젠더 댓글 '좋아요', 일반 댓글의 절반…반대 진영서 늘어도 남녀 증가폭 비슷

젠더공격 댓글, 일부 훌리건 짓인줄 알았더니/그래픽=이지혜

여성 정치인을 향한 온라인 젠더 혐오 댓글은 주로 누가 쓸까.

소수의 작성자가 조직적으로 도배한 결과라는 예상과 달리 수백 명의 이용자가 각자 한두 차례씩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정 악성 계정을 차단하거나 제재하는 방식만으로는 일상화한 혐오 언어를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머니투데이 the300(더300)과 한국여성의정이 ㈜옥소폴리틱스에 의뢰해 지난 5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92일간 유튜브 정치 콘텐츠 댓글을 전수 분석한 결과, 국회의원 8쌍(16명)에게 달린 젠더를 겨냥한 성격이 짙은 '확정적 젠더 결부 댓글' 806건을 작성한 이용자는 모두 783명으로 집계됐다.

댓글 수와 작성자 수가 거의 1대 1에 가까웠다. 사실상 한 사람이 한 건씩 젠더 혐오 표현을 남긴 셈이다. 실제 중복 작성 여부를 추적한 결과 806건 가운데 한 사람이 두 건 이상 작성한 사례는 20명에 그쳤다. 특정 세력이나 일부 계정이 댓글창을 장악해 여론을 왜곡한 것이 아니라 다수의 이용자가 각자 댓글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혐오와 차별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옥소폴리틱스는 "조직적 계정이나 특정 집단의 소행이라는 설명은 데이터로 지지되지 않는 널리 퍼진 발화 관습에 가깝다"며 "단순 계정 제재로 줄어들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짚었다.

일상화한 젠더 결부 댓글이 폭넓은 공감이나 지지를 얻는 것은 아니었다. 같은 인물에게 달린 댓글을 젠더 결부 여부에 따라 비교했을 때 젠더를 동원한 댓글이 받은 '좋아요' 수는 일반 댓글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여성 의원에게 달린 댓글 중 젠더가 결부되지 않은 일반 댓글의 '좋아요'는 평균 2.14개였으나, 젠더 결부 댓글은 평균 1.12개에 그쳤다.

성별을 연관 지어 비난하는 댓글에 대한 심리적 지지나 동조가 예상보다 소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남성 의원에게서도 같은 경향이 나타났다. 남성 의원의 경우 일반 댓글은 평균 2.18개를 받은 반면 젠더 결부 댓글은 1.40개에 머물렀다.

정치적 진영 갈등이 젠더를 겨냥한 댓글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반대 진영 채널에서 젠더 공격이 늘기는 했지만 남녀 의원 모두 비슷한 폭으로 증가했다. 인물의 소속 정당과 반대되는 채널에 출연했을 때 젠더 결부 공격 비율은 여성 의원이 10.55%에서 14.21%로 1.3배, 남성 의원은 2.15%에서 3.26%로 1.5배 각각 늘었다. 양쪽 모두 증가폭은 비슷한 수준이었다.

[조사방법]

이번 조사는 머니투데이와 한국여성의정이 공동으로 (주)옥소폴리틱스에 의뢰해 진행했다. 2026년 5월1일부터 7월31일까지 총 92일 간 유튜브 정치 콘텐츠에 달린 댓글 총 4만4656건을 AI(인공지능) 툴을 활용해 전수분석했다. 남녀 격차 배수는 국회의원과 기자 총 32인을 16쌍으로 묶어 각 쌍별 대조해 계산했다. 사생활 비판, 2차 피해 여지가 있는 댓글 등은 제외했다. 자세한 내용은 조사방법 기사(☞[어떻게 조사했나]4만4656건 댓글 AI 분석…비교는 조건 맞춘 남녀 쌍으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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