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이달부터 3급 이하 무보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정부가 최근 공무원 초과 근무 관련 규정을 바꾼 데 따른 것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 3급 이하 무보직 직원들은 지난 1일 근무분부터 초과근무수당을 지급받는다. 청와대 내 3급 행정관은 통상 정부 부처의 부이사관급 또는 국장급 대우를 받는다. 4급은 서기관급, 5급은 사무관급으로 통한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조기 출근과 야근에 주말 근무까지 이어지는 청와대 직원들의 고강도 업무 환경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살인적인 노동 강도라는 말이 나왔다. 이 대통령이 집권 초 "공무원의 한 시간은 52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며 "눈 뜨면 출근, 눈 감으면 퇴근"이라고 한 말이 관가에서 종종 회자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X(엑스)에 '靑 업무량 역대 최고 수준...1인당 초과근무 월 62시간'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면서 "초인적 과로에 노출된 청와대 비서진에는 참으로 미안한 일이지만 현재 대한민국은 전쟁터와 같은 상황이라 어쩔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지난 3월 수석보좌관 회의에선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과로 탓에) 또 병원에 간 직원이 있다고 들었다. 아마도 청와대 업무가 워낙 격무인데다 근무시간도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주말도 없이 이어지기 때문인 것 같다. 너무 오랫동안 강행군을 했다"며 강훈식 비서실장에게 인력 운용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후 지난 4월 수석보좌관 회의에선 "청와대도 포괄임금제 너무 하지 마라"라며 "야근, 주말 근무하면 제대로 대가를 지불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인사혁신처는 기존 하루 최대 4시간까지만 시간 외 근무 수당을 지급하는 상한을 폐지하되 초과근무 수당 부정 수령을 막는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지난 7월 마련했다. 개정안이 입법예고기간을 거쳐 지난달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이달부터 공무원들은 실제 근무한 시간만큼 시간 외 근무를 인정받게 됐다.
공무원의 휴식권을 고려해 평상시 초과근무는 월 57시간으로 제한하되, 긴급 현안 대응 등 불가피한 경우에는 기존의 월 100시간 상한을 없애 실제 근무한 만큼 인정한다. 아울러 초과근무수당 부정수령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한다. 기존에는 2회 이상 적발돼야 징계를 요구했지만, 앞으로는 한 차례라도 부정수령액이 50만원 이상이면 의무적으로 징계를 요구한다.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은 지난달 개정안 발표에서 "실제 일한 시간에는 정당한 보상이 따르도록 하는 한편 불필요한 초과근무는 엄정하게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