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태양광 규제 풀었는데 지자체는 그대로…229곳 중 92곳 '200m' 넘겼다

정경훈 기자
2026.10.06 10:03

[the300] [2026 국정감사]
법령 부합 조례 갖춘 지자체 고작 5곳…"정부가 정비 현황 직접 관리해야"

/사진=뉴스1

태양광 발전시설의 주택·도로 이격거리 규제가 완화됐지만 상당수 지방자치단체가 여전히 기존 조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령과 지자체 조례 간 불일치가 주민과 발전사업자 사이 혼선을 키우는 만큼 정부가 태양광 보급 확대를 위해 지자체 조례 정비 현황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 가운데 태양광설비 이격거리 규제를 완화한 개정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재생에너지법)의 취지에 부합하는 조례를 갖춘 곳은 5곳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태양광설비 이격거리 관련 조례를 두고 있는 지자체는 전국 229곳 중 129곳이다. 이 가운데 92곳은 '주거지역' 기준 이격거리 상한을 200m로 규정한 현행 법령과 충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의 경우 현행 법령상 이격거리를 둘 수 없지만, 124곳이 여전히 도로 이격거리 규제를 두고 있었다.

이격거리는 발전시설을 주거지역이나 도로 등으로부터 일정 거리 이상 떨어뜨려 설치하도록 하는 규제다. 예를 들어 이격거리가 500m로 정해져 있으면 기준점으로부터 500m 이상 떨어진 곳에만 발전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

지자체별 조례상 이격거리는 100m에서 최대 1km까지 제각각이었다. 과도한 이격거리 규제가 태양광 발전시설 확대를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국회는 지난 2월 이격거리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재생에너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 법은 지난달부터 시행됐다.

개정 법의 구체적인 적용 기준을 정한 시행령에 따르면 지자체가 태양광설비의 주택 이격거리를 조례로 정할 경우 최대 200m 범위에서만 설정할 수 있다. 도로 이격거리 규제는 허용하지 않았다.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1

문제는 상당수 지자체가 법 개정 이후에도 기존 조례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주택 이격거리가 200m를 초과하는 지자체는 92곳이며, 이 가운데 54곳은 500m 이상의 이격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법률 개정 이후 조례를 개정한 지자체 19곳 가운데 18곳의 조례가 여전히 법령과 충돌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남 진주시는 주택 500m·도로 500m, 함안군은 주택 500m·도로 400m, 충남 부여군은 주택 1km·도로 300m의 이격거리 규제를 두고 있다.

법령에 부합하는 조례를 갖춘 지자체는 5곳에 그쳤다. 신안군·전주시·과천시·양주시는 주택 이격거리 상한을 100m로 정했고, 수원시는 별도의 이격거리 규제를 두지 않았다.

지자체 조례와 법령 간 불일치가 이어지면서 주민과 발전사업자들의 혼선도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태양광 발전사업 추진 과정에서 어떤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지를 두고 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지혜 의원실은 이 같은 조례가 태양광 보급 확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원실 관계자는 "2030년까지 100GW 보급 목표를 달성하려면 2026~2030년 연평균 11.2GW를 보급해야 한다"며 "2025년 증가분이 역대 최대였지만 3.66GW 수준에 그쳤는데, 조례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혜 의원은 "현재도 상당수 지자체의 조례가 새 기준과 맞지 않는 상태"라며 "메가 프로젝트 등으로 재생에너지 확대에 비상한 노력이 필요한 시기임에도 정부의 안일한 접근은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라도 정부가 기준을 충분히 앞서 안내하고, 지자체의 조례 정비 현황을 직접 관리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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