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지역의 '스콜'을 연상케 하는 국지성 집중호우와 극한호우의 강도와 빈도가 증가하는 가운데 올해 기상청의 호우특보가 300차례 넘게 빗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호우특보 선행시간 역시 기상청이 설정한 목표에 대부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치권에선 시민들의 호우 피해를 줄이고 재난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기상청이 예보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7일 기상청으로부터 확보한 국정감사 답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기상청이 발표한 호우특보 중 빗나간 사례는 302회에 달했다. 지난 2023년 369회보다는 67회 줄었지만, 지난해 227회와 비교하면 75회 늘어난 수치다. 2021년과 2022년에도 호우특보가 각각 268회와 174회 빗나갔다. 호우특보 정확도가 충분히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상청이 정한 호우특보 선행시간도 목표치를 대부분 충족하지 못했다. 호우특보 선행시간은 실제 호우특보 기준에 도달하기 전에 특보를 얼마나 일찍 발표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2019년부터 시행됐다. 기상청은 과거 국정감사에서 주민 대피 시간 등을 고려하면 호우특보가 2시간 전에는 발표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방기상청은 통상 130분을 목표 선행시간으로 설정하고 있다. 기상청의 2025년 자체 평가서를 보면 수도권기상청은 호우특보 선행시간 목표치를 130분으로 설정했지만 실제 실적치는 79분에 그쳤다.
지방청별로는 △부산청 130분·127분 △광주청 130분·101분 △강원청 130분·94분 △대전청 130분·126분 △대구청 99분·70분 △제주청 130분·78분 △전주지청 130분·143분 △청주지청 111분·97분이었다. 목표치를 충족한 곳은 전주지청 한 곳뿐이었다.
기상청은 호우특보 선행시간이 목표에 미치지 못한 것과 관련해 "매년 기존 관측 기록을 경신하는 극한 기상현상이 자주 발생하면서 예·특보의 난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지역별 편차가 크게 나타나는 단시간의 국지성 호우 사례도 증가해 호우특보 선행시간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보 점검을 매월 실시하고 주기적으로 심층 분석 세미나를 열어 위험기상 대응 역량을 향상시키고 있다"며 "호우특보가 늦었거나 사전 경고가 없었던 사례는 담당 예보관이 사후 분석하고 그 내용을 전국 예보관과 공유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올해 호우특보 오보만 300건이 넘고, 2025년 호우특보 선행시간 목표치를 달성한 지방청은 한 곳에 불과했다"며 "이상기후는 예보 실패의 핑계가 아니라 예보의 이유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상청은 급변하는 기상 상황에 맞춰 예보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