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어보드-외통위]北 지뢰로 '평화공존' 설왕설래…'북송회유' 공방도

조성준 기자
2026.10.07 22:46

[the300] [2026 국정감사]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통일부 등 국정감사=김영호·김준환·맹성규·박성준·우원식·이기헌·이재강·정청래·차지호·한정애·홍기원(민), 고동진·권영세·김건·김대식·박충권·안철수·정점식(국), 김준형(조), 한동훈(무), 송석준(국·위원장), 정동영(통일부 장관)

전날 외교부 국정감사에 이어 이날 통일부 국정감사에서도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북한군 매설 지뢰 폭발 사고가 화두였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안타까운 사고'라면서도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이 DMZ 사건의 궁극적 해결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여권은 북한을 향한 엄정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남북 갈등을 야기하지 않는 정부의 냉철한 대응을 요구했다. 야권에서는 이번 사건을 북한의 의도적 도발로 규정하고 통일부가 평화공존을 이유로 '북한 제재'를 배제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다만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여야 의원 간 고성이 오가며 질의가 중단되는 상황이 두 차례 벌어졌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 중 통일부 유관부서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북송을 회유했다는 제보가 있었다고 주장하자 정 장관과 여야 의원들은 실소를 쏟아냈다. 박 의원은 "웃지 말라"고 항의했고,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상대방 표정 감시하지 말라"고 맞받으면서 여야 간 공방이 오갔다.

통일부가 추진 중인 '북향민' 명칭 변경을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박 의원은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는 명칭을 계속 사용하는 데 모욕감을 느낀다"며 "계속 북향민이라고 부르면 통일부 장관을 북한 대변인, '북동영 장관'이라고 부르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여당 의원들은 감정적 대응이라며 반박하기도 했다.

공방이 벌어진 가운데 정책 질의를 놓지 않은 의원들이 눈에 띄었다. 이기헌 민주당 의원은 DMZ 폭발 사고가 군사분계선(MDL) 기준선 불일치 문제 등으로 비롯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북한의 국경선 요새화 작업에 따른 무력 충돌 가능성을 언급하며, 군 통신선 복원을 통한 우발적 충돌 방지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남북 교류 중단의 현실에 맞춰 남북교류협력 사업의 체질 변화를 요구하는 등 현안을 두루 살폈다.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개성공단 중단으로 인한 피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전하며, 통일부의 적극 대응을 주문했다. 갑작스러운 중단에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는 기업인들의 현실을 언급하며 통일부가 필요한 예산을 받기 위해 직접 나서겠다는 적극적 자세도 주목됐다. 이에 정 장관은 "야당에서 이런 지적을 해주면 기획예산를 설득하는 데 큰 힘이 된다"며 '경의'를 표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직 통일부 장관인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정 장관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이 제시한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 관련 독자 제재에 반대한 상황을 거론하며 부처 내 이견 문제를 지적했다. 정 장관이 제안한 남북미중 4자 회담의 현실성과 북한의 '적대적 두국가론'에 맞선 '평화적 두 국가' 구상의 모호성 등을 질책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중량감 있으면서도 균형감 있는 질의를 이어갔다. 우 의원은 DMZ 폭발 사고는 명백히 북한의 책임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윤석열 정권 이후 남북 강대강 대처에 북한이 MDL 침범이 늘었다면서 균형감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북한의 대남 방송을 실시간으로 틀어주며 접경지 주민의 고통을 헤아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전날 조현 장관과의 설전으로 이목을 끈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이날도 특유의 화법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북한군의 지뢰가 의도적이냐, 아니냐를 두고 정 장관을 압박하는가 하면,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의 미국 입국 거부 의혹을 제기하며 이재명 정부의 외교안보 고위급 당국자의 '반(反)미' 성향으로 한미 관계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한동훈 의원에 맞선 여권 의원은 뜻밖에도 차지호 민주당 의원이었다. 외통위 내내 자신의 전문분야인 AI(인공지능)와 바이오 분야에 중점을 두고 정책 질의를 내놓던 차 의원은 한 의원의 소식통에 대해 "미국 고위 인사를 자주 만나지만 정 장관에 대한 특정한(반미 성향) 시각이 있다는 점을 단정 지을 수 없다"고 맞섰다. 이와 함께 북한의 대인지뢰 매설은 국제법을 위반한다는 점은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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