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인 첨단산업용 케이블체인 전문업체 씨피시스템이 최근 사모 CB(전환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CB는 조기상환 금리나 만기 금리가 모두 0%로 제시됐지만 회사의 안정성이 부각되며 코스닥벤처펀드와 IPO(기업공개)벤처펀드 등 정책자금이 몰렸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씨피시스템은 100억원 규모 제2회차 무기명식 무이권부 무보증 사모 CB 발행을 위한 자금납입을 지난 3일 완료했다. 해당 CB는 5년 만기 상품으로 대표주관사는 없다. 조달자금은 전액 제2공장 설립에 필요한 생산설비 등 시설투자에 사용된다.
CB는 씨피시스템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건으로 설계됐다. 표면이자율과 YTM(만기상환수익률) YTP(조기상환수익률) 모두 0%다.
전환가액에도 씨피시스템의 입장을 반영했다. 전환가액은 5106원으로 4000원대 초반에 형성된 지금의 주가 대비 20%가량 높은 수준이다. 주가하락에 따른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조항도 없다. 전환청구는 내년 9월부터 만기 1개월 전까지 가능하지만 주가가 오르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이 원금 이상의 차익을 벌어들일 방법은 없다.
전환청구 가능 물량(발행물량의 50%)을 제외한 나머지 50%에 대해 씨피시스템 측은 발행일에서 1년째부터 2년6개월이 되는 때까지 매도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씨피시스템이 YTC(중도상환청구권 보장수익률) 1% 금리를 지급하기로 했다. 2년6개월 이후부터는 투자자들이 조기상환(풋옵션)을 청구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씨피시스템의 CB가 안정적인 재무상태와 성장 가능성을 조명받으면서 완판(완전판매)된 것이라고 본다.
씨피시스템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21억원, 영업이익은 24억원을 기록했다. 부채총계 37억원으로 부채비율은 8.3%로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코스닥벤처펀드(코벤펀드)와 IPO벤처펀드 등 정책자금 수요도 몰렸다.
코벤펀드와 IPO벤처펀드는 운용자금의 일부분을 벤처·중소·중견기업 등의 신주나 구주에 각각 투자해야 한다. 씨피시스템 CB에 투자한 펀드는 총 14개로 각각 5억~15억원을 투자했다.
IB(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씨피시스템의 CB는 대표주관사도 없고 자금조달 조건은 대출보다 좋은데 이는 기관투자자들의 수요를 애초에 감안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사모 CB에 정책펀드 자금이 쏠리는 현상에 대해 금융위원회도 제도 도입에 앞서 취지가 왜곡될 가능성을 우려한 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