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모주식·사모대출·인프라 등 사모 투자자산의 시장규모가 확대되고 기관투자자의 중요한 자산배분 수단으로 자리잡으면서 일반투자자에게도 투자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연구보고서 '사모펀드 진입규제 비교 및 국내 정책적 시사점'에서 "최근 투자자 보호 흐름을 유지하면서 사모 투자자산에 대한 일반투자자의 접근기회를 어느 수준까지 허용할 것인지 방향성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비상장주식·사모대출·인프라 등 사모 자산시장이 확대되고 기업이 비상장 상태에서 성장하는 기간도 길어지면서 사모시장에서 발생하는 투자수익 기회가 기관투자자와 고액자산가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전세계 사모펀드 시장규모는 지난해 6조7498억달러, 올해 7조4995억달러, 2034년에는 20조2427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 사모펀드제도는 라임·옵티머스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를 계기로 투자자 보호와 시장규율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강화됐다. 2021년 3월 사모펀드 개선방향이 반영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일반 사모펀드와 기관전용 사모펀드로 체계를 개편했다. 일반투자자는 기관전용 사모펀드에 참여할 수 없고 일반투자자가 참여하는 일반 사모펀드에는 판매사와 수탁기관의 감시·견제기능을 포함한 투자자 보호장치를 적용했다. 주요국은 단순히 진입규제 완화보다 투자자 자격과 상품규제를 결합해 접근성을 확대하는 추세다. 사모 투자자산에는 낮은 유동성, 높은 정보비대칭, 가치평가의 어려움 등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미국은 '적격투자자' 제도를 중심으로 사모시장 접근을 허용하면서 투자자 자격을 정교화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20년 이후 소득과 순자산 요건 외에도 일정한 전문자격과 금융전문성을 갖춘 개인의 자격을 인정했다. 동시에 규제된 투자기구를 통해 일반투자자의 사모자산 접근은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해 8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행정명령을 통해 DC형(확정기여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사모주식·사모대출 등 대체자산에 투자할 기회를 확대한다는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유럽연합(EU)과 싱가포르는 투자자 자격을 확대하기보다 일반투자자 접근이 가능한 사모자산 투자경로를 추가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국내에서도 전문투자자 판단기준을 보다 정교화하고 규제된 집합투자기구를 통한 간접투자를 중심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는 제안이 나온다. 황 선임연구위원은 "사모펀드 정책의 핵심은 규제완화가 아니라 '사모자산에 대한 접근경로의 합리적 다양화'에 둬야 한다"며 "전문성과 위험감수 능력을 모두 갖춘 투자자에게는 직접투자의 문호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일반투자자에게는 충분히 분산되고 전문적으로 관리되는 재간접펀드 방식의 접근경로를 제공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