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증권 제도 시행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조각투자를 포함한 디지털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6일 시작된 국회 국정감사의 점검대에 오른다. 금융당국은 최근 하위규정까지 입법예고했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실제 어떤 상품을 내놓고 어떤 사업모델로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아직 탐색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도 디지털 자산시장 육성에 관심을 높이는 가운데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인가와 신종증권시장 활성화 등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이 국감에서 함께 검증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일 토큰증권 제도 시행을 위한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금융투자업규정 등 하위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은 내년 2월 4일 시행된다. 그동안 규제 샌드박스를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운영된 시장이 제도권 디지털 자본시장으로 확대되는 분기점을 맞았다.
토큰증권은 주식·채권 등 기존 증권과 조각투자에 활용되는 투자계약증권 등을 블록체인 기반 분산원장으로 발행·관리하는 방식이다. 조각투자는 부동산·미술품·음원 등 자산이나 권리에 여러 투자자가 나눠 투자하는 사업방식으로 토큰증권 시장의 주요 활용 영역 가운데 하나다.
증권사들도 토큰증권 인프라와 조각투자 플랫폼 등에 투자하며 새로운 디지털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발행·유통 과정에서 어떤 수익모델을 만들 수 있을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제도 세부사항이 앞으로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디지털 자본시장이라는 대세에 뒤처지면 안되기 때문에 일단 사업 준비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 기반도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KRX)는 당초 이날부터 6주간 모의 신종증권시장을 운영한 뒤 다음달 16일 정식 시장을 열 계획이었지만 일정을 연기했다. KRX는 "시장 상황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거래 가능한 조각투자 상품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금융당국이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단계를 넘어 실제 상품과 투자자, 거래를 확보하는 활성화 정책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정치권에서도 디지털 자본시장 육성과 관련한 금융당국의 정책을 들여다볼 전망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8일 금융위 국감 참고인으로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를 채택했다. 루센트블록은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부동산 조각투자 서비스를 운영했지만 올해 2월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에서 탈락했다.
금융위는 지난해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신규 사업자를 최대 2곳으로 제한했다. 2024년 샌드박스 유통플랫폼 4곳의 연간 매수거래액이 약 145억원에 그쳐 사업자가 많아지면 유동성이 분산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후 NXT컨소시엄과 KDX가 예비인가를 받았다.
당시에는 작은 초기시장의 유동성을 집중하는 것이 정책의 우선순위였지만 내년 토큰증권 제도 시행 이후 시장이 확대될 경우 어느 시점부터 사업자 간 경쟁을 넓힐 것인지도 정책 과제로 거론된다. 금융위 역시 예비인가 당시 조각투자 수요 증가 추이를 보면서 경쟁과 혁신을 위한 추가 인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국감에서는 장외거래소 인가뿐 아니라 디지털 자본시장을 실제로 활성화할 방안도 함께 점검될 전망이다. 국회 정무위에 따르면 상품 공급을 늘릴 발행 기반과 거래 유동성을 확보할 유통시장, 기존 증권사와 조각투자 사업자·KRX 간 역할 분담, 투자자 보호장치 등이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추가 장외거래소 인가를 검토할 경우 거래대금이나 상품 수, 투자자 수 등 어떤 기준을 적용할지도 관심사다. 금융당국이 국감을 계기로 초기시장 보호에 맞춰진 정책을 시장 확대 단계에 맞게 어떻게 보완할지 업계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