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 끝나는 한전채, 2028년 한도 넘는다…"법 개정 없인 한도 초과"

김지훈 기자
2026.10.07 16:27

채권 수급 충격 여부 초점

한국전력 사채발행배수 추이/그래픽=김다나

채권시장 대형 발행처인 한국전력(한전)이 계획한 채권 잔액(미상환 채권 원금 총액)이 한전의 발행 특례가 끝난 뒤인 2028년부터 법정 상한을 넘어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전은 국제 연료가격 급등에 따른 손실을 채권으로 메워 왔고 앞으로도 전력망 확충과 재생에너지 접속설비 투자로 채권 잔액이 늘어날 전망이다.

한전의 채권 발행 규모와 여력은 채권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꼽힌다. 한전채가 투자 수요를 흡수할 경우 일반 기업의 회사채 발행 여건이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전은 채권 잔액 한도와 관련한 정부 협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국회 예산정책처(예정처)에 따르면 한전의 사채발행배수(올해 전망치 기준 3.0배)는 법정 상한이 2배로 되돌아가는 2028년 이후에도 2배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사채발행배수는 연말 채권 잔액을 같은 시점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로 나눈 값이다. 한국전력공사법은 채권 잔액을 원칙상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2배 이내로 제한한다. 하지만 2021~2023년 대규모 영업손실로 적립금이 줄자 2022년 12월 법 개정을 거쳐 상한을 2027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5배까지 높였다.

예정처가 한전 제출 자료로 산출한 실제 사채발행배수는 2021년 0.8배에서 2022년 3.4배, 2023년 4.5배로 올랐다가 2024년 4.2배, 2025년 3.0배로 내려왔다. 한전의 2026~2030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상 사채발행배수 전망치는 2026년 3.0배, 2027년 2.7배, 2028년 2.3배, 2029년 2.1배다. 2027년까지는 상한 5배를 밑돌지만 2028년부터는 2배로 낮아지는 상한을 웃돈다. 예정처는 2027년 말 한전의 채권 잔액 전망치(76조489억원)에 2배 기준 한도를 적용하면 법정 상한을 19조2135억원 넘는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전력공사 남서울본부에서 열린 지역 균형발전과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공청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08.26. yesphoto@newsis.com /사진=홍효식

한전 부채는 2022년 국제 연료가격 급등으로 불어났다. 한전은 모자란 자금을 채권으로 메워 2022년 한 해에만 32조4641억원을 순조달했고, 시장에 한전채가 쏟아지는 '한전채 쇼크'가 벌어졌다. 한전의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상 채권 잔액은 2030년 80조1672억원으로 올해 말 전망치보다 4조9792억원 늘어난다. 예정처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른 전력망 확충과 재생에너지 접속설비 투자를 채권 잔액 증가 이유로 들었다.

예정처에 따르면 한전의 적립금은 2029년 33조5252억원으로 2025년보다 58.7%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채권 잔액도 함께 늘어 배수가 2배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다. 이익만으로는 한도를 지키기 어려운 셈이다.

한전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서 2030년까지 사채발행배수를 2배 이내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와 함께 한도와 채권 잔액 계획이 충돌하는 문제를 풀기 위해 한국전력공사법 개정 등 정부 협의를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KB증권에 따르면 한전 채권 잔액은 이달 2일 기준 73조7000억원(한전채 59조9000억원, 전자단기사채 7조2000억원, 해외 채권 6조6000억원)에 달한다. 다만 올해 남은 발행 물량은 시장에 수급 충격을 줄 만큼 대규모는 아닐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문현 KB증권 연구원은 "단기 발행 부담은 제한적이나 2027년 말 사채발행한도 특례 종료를 앞두고 제도적 대응이 필요할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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