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반도체 빅2(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AI(인공지능)산업 호황에 따라 오는 2027년 62조원대 성과급을 임직원에게 지급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민연금은 반도체 빅2 주요주주로서 올해 2분기 배당금이 1900억원대였던 것으로 8일 파악됐다.
머니투데이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공시를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삼성전자 보통주 4억6098만2761주(지분율 7.89%)를 보유했다. SK하이닉스 반기보고서에 기재된 국민연금 보유분은 5743만9774주(8.06%)다. 이 보유분을 배당 기준일까지 유지했다면 국민연금이 받는 두 회사의 2분기 배당금은 산술적으로 1939억원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30일 이사회에서 2분기 보통주 배당금을 주당 374원으로 정했다. 국민연금의 상반기 말 보유 주식 수에 이를 적용하면 국민연금 몫은 1724억원이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배당금은 주당 375원으로 국민연금 몫은 215억원이다. 1분기 주당 배당금도 삼성전자 372원, SK하이닉스 375원으로 2분기와 사실상 같았다. 이 같은 배당을 분기마다 받는다면 국민연금은 정규배당으로만 연간 7700억원대를 받는 셈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지난 8월 3분기 현금배당을 1·2분기 합계액의 6배인 30조원 규모로 예고한 만큼 국민연금의 배당 수령액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빅2의 성과급 규모는 주주환원 규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2024~2026년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에게 돌려주기로 했는데 정규배당을 넘는 추가 환원 규모는 성과급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성과급은 인건비로 영업비용에 반영되며 성과급이 늘면 잉여현금흐름이 줄어든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5월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을 유지하고 특별경영성과급을 새로 만드는 데 합의했다.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은 사업성과의 10.5%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초과이익분배금(PS) 재원을 영업이익의 10%로 정하고 상한을 폐지하는 데 합의했다. 올해 임금·단체협약에서는 성과급 지급 방식을 놓고 진통을 겪은 끝에 지난달 PS의 50%를 현금으로, 나머지 50%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수정안이 가결됐다.
반도체 빅2의 성과급을 두고 소액주주 반발도 불거졌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는 지난 7월 특별경영성과급 지급에 제동을 걸기 위해 국민연금을 방문해 삼성전자와 관련한 수탁자책임 이행 서한을 전달했다.
반면 노동계에서는 AI 반도체 실적을 만들어낸 인력에 대한 정당한 성과 보상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반도체 불황기에 초과이익성과급 없이 감산이나 적자를 버틴 만큼 호황기에는 근무자도 이익을 충분히 나누는 것이 공정한 분배라는 주장이다.
한국은행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실적을 기준으로 지급할 세전 성과급을 62조원으로 예상했다. 분기로 환산하면 15조5000억원으로 5% 이상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이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두 회사 2분기 배당금의 약 80배다.
한국은행은 연간 성과급에서 세금과 자사주 지급분 등을 제외한 세후 즉시 현금화분을 21조9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 금액이 소비로 이어지면 경제성장률을 0.06~0.09%포인트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연금의 보유 지분은 실시간으로 공개되지 않는다. 국민연금은 지난 7월 국내주식 리밸런싱(자산 재분배)에 착수하기도 했다. 보유 자산 규모와 각 회사의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국민연금이 받을 배당금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7월6일 기준 국민연금이 10% 이상 보유한 종목은 32곳으로 3월 말보다 2곳 줄었다. 지분율 상위 종목은 현대백화점(13.49%), 삼성증권(13.35%), 비에이치(13.35%), 한국금융지주(13.28%) 순이다.